방송가 비난전, 왜이러나

 지상파재송신 분쟁, 종합편성채널 개국이 겹치면서 방송가에 상호 비난전이 난무하고 있다.

 7일 한국케이블TV(SO)방송협회는 ‘지상파방송 유료화 반대를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가 재송신 대가를 요구하는 건 시청자 90% 이상이 유료방송을 시청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유료화’라는 주장이다.

 KBS 수신료도 납부하고 지상파 광고도 봐주기 때문에 케이블TV 가입자들도 지상파 방송을 추가 비용 없이 시청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지상파 재송신 비상대책위원회’는 이에 대해 유료방송 가입자 비율과 지상파 난시청을 구분할 것을 주문했다. 내년 말 아날로그 지상파 방송이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하면 ‘수도권은 95% 이상, 전국도 곧 90% 가까이 커버리지가 구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매출액 대비 4.26% 방송발전기금을 내기 때문에 무료가 아니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외에 케이블TV가 홈쇼핑을 지상파 옆에 배치해서 자릿세를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양쪽 싸움에 중계유선방송사업자(RO)와 EBS가 가세했다. 한국유선방송협회는 성명서를 내 ‘케이블TV의 지상파 디지털방송 송출 중단은 보편적 시청권을 침해한 만행’이라며 ‘지금껏 정부가 SO를 활성화 시키고 RO를 고사시키기 위해 각종 규제를 적용해왔다’며 규제 완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EBS는 ‘케이블TV사업자들이 EBS 학습채널을 외면해 국민의 학습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국내 방송시장은 약 10조원 남짓이다. 여기에 KBS·MBC·SBS와 EBS·OBS·지역민영방송사, 지상파DMB 사업자(수도권만 6곳), 약 200여개 방송 채널사용사업자(PP)와 최근 개국한 종합편성채널 4개사, 보도채널 2개사가 있다.

 방송 플랫폼은 주파수를 사용하는 지상파 방송사, SO, RO, 위성방송, IPTV가 존재한다. 여기에 통신망을 이용한 동영상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지상파 방송사가 ‘k플레이어’ ‘pooq’ ‘고릴라’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O도 ‘티빙(tving)’ ‘에브리온TV’가 서비스를 하고 있다.

 시장은 작은데 지분을 나눠야 할 회사는 많은 전형적인 레드오션이다. 한미FTA에 따라 외국인 지분소유제한 규정이 완화되면 경쟁사는 더 늘어나게 된다. 비방전을 펼쳐서라도 수익을 챙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를 풀 방법은 없을까.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으로는 어떤 서비스를 하든 한계가 있다고 본다”며 “이를 위해서 국내 문제 때문에 싸우더라도 콘텐츠에서는 서로 협력하는 등 유연한 대처를 해서 같이 힘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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