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내린다는 소설이 지나자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 시민들이 움츠러들었다. 올 겨울 기상예보에 의하면 예년보다 기상이변이 잦을 전망이다. 2010년 1월 평균 25cm 폭설은 약 106억여원의 재산피해를 발생시켰다. 올 여름 우면산 등의 집중호우는 도시기능을 마비시켜 3500억원대 피해를 입혔다. 최근 10년간 한반도는 자연재해로 20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경험했다.
‘100년 만에 처음’이라는 기상이변이 이젠 일상이다. 재난재해로 인한 피해가 방대해지는 고위험 사회다. 미래 고위험 사회에 대비해 단순한 피해보상과 시설물 복구를 넘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가의 재해복구예산을 절감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 더욱 필요하다. 대통령도 올해 신년업무보고를 통해 ‘안전 대한민국 실현’을 핵심 업무 목표로 선언하고, 매년 발생하는 기상이변에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
5500여 재난안전 폐쇄회로(CC)TV와 2000여 수위·강우량센서 등이 전국에 설치돼 폭우·하천범람·폭설 상황을 자동 감지하고, 4400여 기관에 재난상황이 전파된다. 44개 기관 225종 정보가 재난대응공동활용시스템으로 유통되면서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재난앱으로 국민에게 재난상황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파되기도 한다.
과거와 달리 재난의 규모가 대형화했고 사전 예측이 어려운 복합재난 형태로 발생해 현존 재난시스템과 대응방식으로 신속하고 종합적으로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고위험 사회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저비용·고품질 방재 선진국가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스마트 재난관리 전략 마련이 절실하다.
해답은 창의 기반 국민 파워와 IT를 지혜롭게 융합할 ‘스마트 플랫폼 기반의 개방형 국정운영’에서 찾을 수 있다. 수직적이고 단절적으로 활용되던 재난 분야 공공 데이터를 ‘개방형 플랫폼화’해 수평적으로 연동하고,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분석해야 한다. 이러한 정보는 재난·안전 분야의 ‘빅데이터’로 재창조돼 현실적이고 적시적인 의사결정·정책집행이 가능하고 대내외 이슈변화와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호주 퀸즐랜드 주 정부는 재난관리포털을 통해 인명구조대가 수집한 재해정보를 공무원·자원봉사단체·시민에게 제공해 국민이 체감하고 참여하는 IT활용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했다. 국내도 3000만개 이상의 센서가 설치돼 기후변화·해상오염 감지, 방사능 유출 탐지 등 대용량 데이터가 생성될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빅데이터를 국정운영에 적극 활용해 정부·민간의 융합지식이 도출된 선제적·예방적 정책을 실현해야 한다.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융합시킨 개방형 플랫폼 기반의 스마트 정부를 구현해야 한다. 스마트 플랫폼 전략은 미래 고위험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저비용·고품질 국정을 향한 ‘안전 대한민국’의 원동력이다.
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장 kimst@ni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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