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 고봉군 아이시어스(현대산업개발그룹 IT계열사) 대표

 고봉군 대표가 이끄는 아이시어스는 현대산업개발그룹 첫 번째 IT서비스 계열사다. 지난 7월 출범했다.

 그룹 IT서비스 기업이 계열사 IT 유지보수(SM)를 독점하고 있는 현실과 달리 아이시어스는 지향점이 다르다. 기업의 목표는 전문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이 되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물류·유통 산업을 정조준하고 있고, 장기적으로 금융을 포함 전 산업을 커버한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목표는 국내 최초로 애플리케이션임대(ASP) 서비스 표준 모델을 만든 이래 오랜 기간 물류·유통 관련 ‘클라우드’에 몸담아 온 고 대표의 이력과 무관치 않다.

 ◇경쟁력 있는 대외 서비스로 승부=“그룹 대내 서비스? 안 합니다.” 현대산업개발그룹은 현대산업개발·아이파크몰 등 연간 수조 단위 IT 투자를 집행하는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존재하지 않던 그룹 IT 기업이 탄생한 만큼 계열사 IT 운영을 맡으며 상호 협업할 것이란 추측 정도는 업계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고 대표는 강하게 부정했다.

 “2000년대 초반, ‘중소기업 1만개 IT화’란 정부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문제는 이 업체들이 너무 영세해 IT를 도입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운을 뗀 고 대표는 지난 10년간 지켜봐 온 중소기업들의 열악한 IT 생태계를 지적했다.

 ‘매우 영세한 사업자들(Very Small Business)’의 정보화를 위해 태어난 기업이 바로 아이시어스라는 설명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비전을 설명하는 고 대표의 의중에 그룹 내 SM서비스는 없어 보였다.

 고 대표는 “1인 창업자들이 모바일 앱을 개발하거나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하지만 이들이 ERP를 구축할 수는 없는 형편으로, 이들은 200만원도 비싸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들을 위해 고 대표 경험과 노하우를 더해 저렴하고 신뢰가 높은 서비스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해 탄생한 것이 아이시어스의 ‘클라우드이너스(Cloud in Us)’ 서비스다. ‘개방과 무료(Open & Free)’를 핵심 개념으로 삼고 있는 서비스 시작과 함께 도입 요청이 쇄도하고 있어 고 대표 스스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고 대표는 2000년대부터 사용료 기반으로 전사자원관리(ERP) 회계 패키지의 ASP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내 최초로 관련 협회를 설립, 부회장을 두 번이나 역임했다. 당시 개발한 최초의 ASP SLA 모델을 국가에 헌납한 이력도 있다.

 아이시어스는 중소기업 전문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선두 기업인 세이지(Sage)의 고객관계관리(CRM)와 영업자동화(SFA) 서비스를 국내 시장에 제공할 계획이다. Sage CRM은 중소기업에 적합하게 개발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반 SFA 제품으로서 중소기업 시장에서 세계 시장 1위를 기록중이다. 23개국 5만6000개 기업 310만명의 사용자가 이용하고 있다. 고 대표는 “쉽고 빠른 구축을 최대 장점으로 삼아 비교적 종업원 수가 많은 기업군과 매우 영세한 기업군으로 나눠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 대표 손으로 직접 2000년 설립한 이래 10년간 ASP 서비스를 하고 있는 온라인패스사와 사업 제휴도 했다.

 ◇유통·물류 넘어 금융까지=개인정보보호법으로 홈쇼핑 기업들의 개인정보 보유 이슈가 부각되자 아이시어스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주 LG유플러스와 개인정보 노출 없이 온라인 거래 배송 정보를 전송하는 고객 정보보안 및 유통 서비스를 개시했다. ‘스마트셀러’라 불리는 종량제 기반 보안 유통 클라우드 서비스다. 주문 및 배송정보 부터 재고 및 영업 관리 까지 기능도 다양하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암호화된 고객 정보를 받은 후 판매자와 택배 기업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게 되며, 보안 운송장 출력 후에는 개인정보가 자동 파기된다. 전자문서교환(EDI) 방식을 통해 자료를 넘겨받으면서 인적 정보를 보유하지 않도록 휘발성으로 날려 버린다.

 택배사는 자동화를 하지 않은 회수 시스템에 대한 전산화와 회수 운송장 개인 정보 보안을 적용, 모든 프로세스 상에서 개인 정보 보안을 채택했다. 택배사 조차 개인정보를 보유하지 않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했다는 것이 고 대표 설명이다. 시중 온라인 유통업체가 개인정보 유출 부담 없이 유통 및 판매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 사업을 위해 손잡은 현대유엔아이는 주문 및 배송 시스템과 노하우를 제공키로 했다. 고 대표는 “현업에서 업무를 수행중인 만큼 배송 및 운송장 출력 업무에 가장 정통한 현대유엔아이와 사업을 제휴하고 있으므로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전산 시스템 양면에서 검증된 서비스를 즉시 운영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미 아이시어스와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소 서비스 기업들이 있다. 이들과 달리 탄탄한 파트너들과 현대산업개발그룹이 뒷받침하는 만큼 신뢰도가 높고 보안이 보장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 고 대표 포부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맞는 정보 보안을 적용한 유통·물류 지원 방법 및 시스템 사례로서 처음 특허 출원도 했다. 고객정보 전송 없는 배송 방법과 회수 운송장에 대한 특허다.

 영세 사업자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모든 애플리케이션을 무상으로 제공하면서 개인 운송장 비용만 장당 100원을 받기로 했다. 이달 시범 서비스에 돌입해 내년 2월부터 정상 서비스를 시작한다. 고 대표는 “이미 금융 시장에도 진입을 시작했으며 대부분의 업종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 공학부터 차세대 코어뱅킹까지 보수적인 금융 기업들의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진입을 돕고 가능성도 키우겠다는 각오다.

 나아가 홈쇼핑 등 온라인 쇼핑시장규모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중국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후 그룹 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더라도 100% 클라우드 서비스만 하겠다는 것이 고 대표의 생각이다.

 ◆프로필=고봉군 아이시어스(현대산업개발그룹 IT서비스기업) 대표

 연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경영과학을 수학한 데 이어 하버드대학교 FE경영석사를 이수했다. 노틸러스효성(당시 동양나이론전자연구소)에 입사한 이후 AT&T를 거쳐 현대전자·현대정보기술 금융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온라인패스와 비즈니스서비스그룹 대표이사를 연이어 맡았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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