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영국 히드로 공항에 갔을 때 우리가 만든 CCTV 카메라가 설치돼 있는 걸 보고 뿌듯했습니다. 앞으로 끊임없는 신기술 개발과 품질경영으로 1000억원대 회사로 성장하는 게 목표입니다.”
부천에 소재한 에치디프로는 2004년 설립된 CCTV 카메라 전문업체다. 업계 후발주자지만 디자인과 품질을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고윤화 에치디프로 대표는 “처음부터 중국산 제품이 난립한 저가 시장은 승산이 없다고 봤다. 회사 초기부터 가격대가 높은 고가 시장을 타깃으로 차별화된 아이디어와 디자인, 품질로 승부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에치디프로는 매출의 8%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중소기업으로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편이다. 연구개발 인력도 전체 직원의 10%가 넘는다.
고 대표는 품질을 최우선으로 한다. 그는 “많은 기업들이 원가절감을 이유로 중국에 가서 금형을 하고 제품을 생산합니다. 반면에 우리는 이를 국내에서 하면서도 품질과 디자인이 우수해 가격경쟁력을 유지한다”면서 “우리 같은 기업이 애국기업 아니냐”고도 했다.
에치디프로는 500종 이상 제품을 생산한다. 전체 매출 70%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는 수출역군이기도 하다. 덕분에 고 대표는 내달 12일 열리는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3000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한다. 2007년 100만달러 수출탑을 받았는데 4년 만에 수출 규모를 30배로 키운 것이다.
이처럼 에치디프로가 급성장한 데는 고 대표의 남다른 집념과 열성이 힘을 발휘했다. 그가 러시아 바이어를 설득한 일화는 지금도 회사에서 전설처럼 회자된다. 러시아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지난해 초 고 대표는 무작정 러시아 전시회장을 찾았다. 바이어와 미팅을 청했지만 선약이 안됐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몇 번을 찾아갔지만 허사였다. 어쩔 수 없이 연락처만 남기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고 대표는 다시 러시아로 날아가 몇 차례 면담을 시도, 결국 성공했다.
러시아 바이어는 현재 에치디프로의 유럽 최대 고객이 됐다. 덕분에 연초 세운 매출목표 500억원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상반기 목표였던 250억원도 이뤄내 임직원들에게 미리 보너스도 줬다.
고 대표는 “현 상태로 간다면 600억원 매출도 가능할 것”이라며 “여세를 몰아 국내 최대 CCTV업체로 발돋움하겠다”고 강조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