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레이스가 시작된 가운데 국내 통신장비 업계가 새 사업자 등장에 따른 장비시장 형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KMI(한국모바일인터넷)·IST(인터넷스페이스타임) 컨소시엄 등 각기 직·간접적 투자 형식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한 중소업체들은 선정 여부 및 로드맵에 따라 향후 2~3년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27일 한 중견 네트워크 업체 사장은 “사업허가를 얻는다는 조건 아래 (KMI와 IST 중) 한 곳에 장비 투입을 중심으로 투자를 단행했다”면서 “사업허가를 획득한다면 망 구축에서 운영까지 전반적인 영역에서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와이브로를 통신기술로 삼겠다는 KMI와 IST 계획은 관련 산업에 찾아온 모처럼의 호재다. 각 사업자가 망 구축에 1조원 이상 금액을 투자할 계획이라는 점에서 직·간접적 매출 기대효과를 점치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와이브로 장비를 취급하는 중견 중계기 업체 임원은 “기존 통신사업자는 와이브로 단독이 아닌 WCDMA 등과 합친 듀얼 혹은 트리플모드로 망을 구성해 전체 투자 규모에 비해 얻을 것이 별로 없었다”면서 “제4 이통은 ‘와이브로’라서 상대적으로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업권 신청과 함께 구체적인 망 구축 계획이 공개되면서 다소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2년 연말에서 2013년 초 전국망을 구성한다는 이들의 청사진에 대해 업계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기지국·중계기 사이트 확보, 기지국과 교환국 사이 전송망 부재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기지국과 교환국을 잇는 유선 전송망은 기존 통신사업자에 기댈 수밖에 없어 협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IST와 KMI가 각기 세종텔레콤, 드림라인 등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통신장비 업체 관계자는 “전국망을 구성하려면 제대로 된 중계기 사이트 확보가 필수인데 이미 기존 사업자들이 대부분 좋은 위치를 선점했다”며 “신생사업자는 돈이 있어도 자리를 얻기 힘들 것”이라며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음성 위주 직접판매(MNO)를 하려면 당초 계획보다 투자비용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관련 업계에게 부담이다. 사업주체가 재정적인 어려움에 빠지면 장비업체 역시 대금회수가 어렵기 때문이다.
중소 통신장비 업체 관계자는 “제4 이통 사업이 막 논의되던 시기만 하더라도 매력이 있었다”면서도 “현재 롱텀에벌루션(LTE) 등 4세대(G) 서비스 출현과 통신사 간 출혈경쟁에 과연 신생사업자가 장비업체에 제대로 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후보 사업자 간 공방이 설비투자에도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기존 인프라를 이용한다 하더라도 기본적인 설비투자는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어 내년 통신장비 시장은 어쨌든 올해보다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