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전자광고대상] 전자광고대상이 걸어온 길

 ‘광고는 바람이고 PR은 해다.’

 저명한 미국 마케팅 전략가 알 리스 교수는 광고와 PR의 역할을 이같이 정의했다. 옛날 해와 달의 우화에서 바람은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지만 해는 따뜻함으로 나그네가 스스로 외투를 벗게 만든 것을 빗대 표현한 것이다. 빠르고 직접적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파고들려는 광고의 속성을 잘 정의한 말로 알려져 있다.

 잘 기획한 제품과 서비스라도 대중이 인지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소외되기 십상이다. 과거와 달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블로그 등을 통해 입소문 효과가 뒤늦게 생기기도 하지만 여전히 광고는 제품·서비스의 구매 가치를 높이고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뛰어난 한 편의 광고는 수십 년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대중의 머릿속에 각인된다.

 올해 전자업계 광고시장은 융합, 스마트 같은 첨단 키워드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 주를 이뤘다. 제품 본연의 기능과 서비스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첨단 IT 환경을 선도하는 기능과 서비스를 강조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지난 1999년 처음 도입된 전자광고대상이 올해로 13회째를 맞이했다. 국내 IT산업의 역사와 함께 하고 있는 전자광고대상은 국내에서 유일한 전문 분야 광고대상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자광고대상은 원년인 1999년 124점이 출품했으며 2000년 146점, 2001년 153점으로 점차 늘어났다. 2002년에는 503점이 출품돼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인터넷 거품이 빠지면서 2003년에 403점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2004년 452점, 2005년 510점 등으로 출품작이 계속 증가했다. 경기 한파로 2008년에는 510점이 출품되며 다소 주춤한 듯 보였으나 2009년에는 역대 최다인 550점이 출품돼 자웅을 겨뤘다. 2010년은 전년과 비슷한 550점이 출품됐으나 올해는 경기 침체 영향으로 이보다 약간 줄어든 517개 작품이 경합을 벌였다.

 첫 회 광고대상은 14개 영역에서 여러 수작이 뽑혔고 이듬해인 2회는 IT가 우리 생활 속까지 깊숙이 자리하고 있음을 입증하듯 IT의 편리함과 풍요로움을 강조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3회는 세련미를 가미해 기업의 이미지와 제품 특성을 살린 작품이 대거 출품됐다. 인터넷산업이 호황기를 맞은 4회 전자광고대상부터는 새롭게 인터넷 부문과 신인상을 신설했다.

 올해 전자광고대상은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지난해 대상을 받은 LG전자는 금상에 뽑혔다. 삼성과 LG 두 회사는 지난 13년 동안 대상 수상작 후보에 전 회 이름을 올려 국내 전자업계의 양대 산맥임을 과시했다. 지난해 은상을 받은 SK텔레콤은 금상을 거머쥐며 국내 통신업계 광고 트렌드 선도자임을 과시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동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올 한 해 소비자들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어필한 기업 광고를 통해 제품·서비스 정보뿐만 아니라 생활 속 작은 즐거움까지 얻었다. 광고는 살아 숨 쉬는 생명체처럼 대중의 생활에 파고들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마음을 움직이며 함께 호흡했다. IT가 개개인의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산소같은 존재가 되고 있듯 ‘전자광고대상’도 IT 업계와 항상 함께 숨 쉴 것이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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