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온리원 부품소재를 향해] <5부-4> WPM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용 기판소재 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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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세기를 풍미했던 브라운관(CRT)은 슬림화·대형화를 원하는 소비자 요구에 의해 LCD·PDP 등 평판 디스플레이에 그 자리를 내줬다. 뒤를 이어 꿈의 디스플레이라는 별칭을 단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최근 몇 년 새 시장을 파고들었다. 미래에 또다시 등장할 ‘환상’의 디스플레이는 무엇일까. 슬림화·경량화·저전력화·유연성 등 시장 트렌드를 만족시키면서 인간의 감성을 담을 수 있어야 한다. 바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가볍고 깨질 염려도 없으며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을 구현하는, 말 그대로 유연한 화면이다.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고 초대형 크기로 제작할 수도 있다. 여기에 무한한 생산 원가 경쟁력도 갖춰야 한다.

 그러나 기존 평판 디스플레이에 사용해왔던 유리 기판으로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내열성·투명성·차단성이 탁월하지만 충격에 약하고 유연성이 없다. 두껍고 무겁다는 점도 제약이다. 유리 기판을 대체할 수 있는 유연한 기판을 개발하는 일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의 출발점이자 핵심인 것이다.

 WPM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기판소재 사업단(단장 정규하·제일모직 전무)은 제일모직을 총괄 주관기관으로 총 26개 산학연이 동참해 유리를 대신할 기판 소재를 개발한다. 고내열성·고투명성의 유연 재료와 기판 공정 기술을 만들어냄으로써 현재 디스플레이 소재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목표다. 기판 소재 기술개발 핵심 분야는 세 가지 세부 과제다. 투명 고분자 필름과 배리어(분리)층, 투명전극층 등이다. 고내열·고투명 고분자 필름은 제일모직을 세부 주관기관으로 합침·용융압출·슬로벤트 캐스팅 공정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LCD·OLED용 투명 필름을 개발 중이다. LG화학은 아이컴포넌트·KIST 등과 함께 배리어 코팅 및 기능성 코팅 소재를 연구하고 있다. 잉크테크가 주관기관인 투명전극층 세부 과제는 현재 금속 잉크 조성과 롤투롤 박막코팅 기술, 미세 전극 패턴 형성 기술, 나노 와이어 제조 기술 등을 개발 중이다.

 벌써 1년 만에 사업단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수지와 유리섬유를 이용한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G-FRP)’이라는 새로운 기판 소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소재는 세계적으로 앞서 있다는 일본 스미토모화학과 비교해 절반 수준의 열팽창계수와 10배 정도 우수한 곡률 반경을 구현했다. 투명전극층 필름 기술도 일본 닛토덴코와 동일한 PET 필름을 사용하되 투명도와 전도율을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잉크테크가 고안한 은하이브리드 필름은 금속 소재를 활용한 투명전극 필름으로, ITO 필름을 대체할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석노 사업단 사무국장은 “사업단 출범 1년 4개월 만에 내열성·투명성·굴곡성 등에서 일본 경쟁사들 수준에 근접했다”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기판 소재를 개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확신했다. 사업단은 오는 2018년까지 3단계로 진행되는 사업기간 내 폭 1250㎜ 크기의 기판 기술을 확보해 최종적으로 LCD·OLED용 40인치급 플렉시블 TV에 적용한다는 목표다.

서한기자 h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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