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 기업들이 단일 사업군을 탈피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4일 셋톱박스 업계에 따르면 휴맥스와 현대디지탈텍은 셋톱박스 사업 외에 신규사업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맥스는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현대디지탈텍은 차량용 블랙박스를 신사업으로 정했다.
과거 셋톱박스 업체들은 DMB, 내비게이션, TV 등 다양한 분야 신사업을 진행했지만 수익이 나지 않아 사업을 중단한 바 있다. 때문에 다시 신사업을 진행하는 업체들은 약 2~3년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을 중심으로 제품과 기술 개발을 조심스럽게 진행해 왔다.
최근 셋톱박스 업계는 일반 디지털TV에 연결해 스마트TV 기능을 구현하는 스마트 셋톱박스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대부분 업체들이 스마트 셋톱박스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셋톱박스 단일 사업군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셋톱박스 업계 한 관계자는 “셋톱박스 사업은 진입장벽이 낮아 많은 업체들이 쉽게 시장에 뛰어들지만 일정 규모 이상 사업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다”며 “이런 특징 때문에 업계 상위 업체들은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어 신사업으로 사업 다각화와 기업 가치 확대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에 진출한 휴맥스는 내년에 관련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초 일본 애프터 마켓에 차 안에서 HD급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셋톱박스를 선보였다. 내년에는 디스플레이를 부착해 별도 내비게이션 등에 연결할 필요 없이 차에서 TV를 볼 수 있는 차량용 TV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휴맥스 관계자는 “자동차 시장은 전통적으로 제품 신뢰도와 성능을 까다롭게 테스트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시장 안착을 목표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일본 애프터 마켓용 차량 인포테인먼트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현지 유통 네트워크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디지탈테크는 최근 셋톱박스 단일 사업군 위주에서 벗어나 차량용 블랙박스 신사업을 본격 가동했다. 기존 보유한 셋톱박스 생산기술과 인프라, 해외 네트워크를 블랙박스 사업에 활용할 예정이다. 차량용 블랙박스 연구개발 기업 유비테크놀로지와 손잡고 제품 생산·판매·유통을 전담한다. 이달 국내 시장에서 제품을 출시한 뒤 인도 등 저개발 국가 위주로 수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