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충남 아산시 탕정면 명암리 ‘삼성 디스플레이시티’ 1단지. 점심시간이 되자 건설 인력들이 고가도로를 넘어 명암리 식당가로 쏟아져 나왔다. 3미터 높이 바리케이트 뒤로는 타워크래인 20여대가 분주하게 부지 정비 작업을 하고 있다. 기자가 찾은 곳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가 내년부터 본격 건설에 나설 예정인 5.5세대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신공장(A3) 부지. LCD가 주력이던 삼성 디스플레이 사업 본거지 탕정에 AM OLED가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내년 하반기 장비 반입을 목표로 A3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5월 가동에 들어간 세계 최초 5.5세대 AM OLED 공장(A2)에 이어 1년 만에 새로운 공장을 짓는 셈이다. A3 신공장 및 A2를 포함한 5.5세대 AM OLED 단지는 11만여평 규모로 단지 남쪽에 위치한 7, 8세대 LCD 공장 부지(6만여평)를 훌쩍 뛰어넘는다. 본지 11월 3일자 1면 참조
헬멧에 ‘혼연일체 필달 630’ 스티커를 붙인 한 인부는 “지난달 부지 정비 작업 시작에 앞서 현장에서 고사를 지내고, 내년 6월까지 건설 일정을 맞추기 위해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내년 하반기부터 A3 신공장에 장비 반입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공장 완공 시점은 내년 말이다.
A3 신공장은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로 건물 부지는 A2보다 30% 가량 늘어난 5만여평 규모다. 연면적은 A2의 두배에 달한다. 연면적을 토대로 단순 계산하면 5.5세대 AM OLED 생산 물량이 세배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A3 신공장이 완공되면 SMD가 생산 가능한 AM OLED 패널은 월 3000만대(4인치 기준)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2013년부터는 분기에 1억대에 가까운 AM OLED를 생산하는 셈이다.
A3 신공장은 5.5세대(1300×1500㎜) 원판 글라스를 자르지 않고 바로 유기물을 증착하는 신공정을 도입한다. 기존 공장보다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SMD는 신공장을 건설하면 일본·대만·중국 등 후발 업체들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는 규모의 경제를 갖출 것으로 전망한다. 5.5세대 라인을 기반으로 휴대폰과 스마트패드 등 모바일 AM OLED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도체, LCD 등 기존 주력 사업에서 검증된 ‘선발 투자를 통한 초격차 전략’인 것이다.
SMD는 내년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한 후속 조치에도 곧 착수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SMD는 내년 1조5000억원 채권 발행 및 1조원 규모 증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내부 보유 현금 2조5000억원을 포함해 5조원이 넘는 투자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내년 SMD의 AM OLED 투자 규모는 올해(5조4000억원)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7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탕정=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