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 IT계열사인 동부CNI. 동부CNI는 지난 2009년부터 동부생명, 동부증권, 동부화재 등 그룹 금융계열사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수행, 역량을 강화했다. 지난해 초에는 그룹 통합데이터센터를 가동했다. 동부CNI는 기술과 IT인프라 역량 모두 강화한 셈이다. 이러한 동부CNI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동부생명, 동부증권 차세대 프로젝트는 완료했고 그룹통합데이터센터로 계열사 정보시스템을 이전하는 작업도 마무리했다. 그룹 내 사업 기회가 줄어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외 시스템통합(SI) 시장은 가격경쟁으로 인해 수익을 담보하기가 어려워졌다. 신성장 동력이 필요하게 됐다. 동부CNI는 첫 신성장 동력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꺼내 들었다.
동부CNI가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9년부터다. 당시 그룹 계열사에 클라우드 컴퓨팅 개념과 유사한 종량제 제도를 도입했다. 이를 기반으로 동부CNI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제공 방안을 고민했다.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제공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완료했다. 동부CNI는 그룹 계열사 지원이 아닌 대외 사업을 위해 인프라 고도화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2009년 그룹 계열사 대상 종량제 도입=동부CNI는 동부건설, 동부익스프레스, 동부하이텍 반도체사업부문을 대상으로 2009년 종량제를 처음 도입했다. 당시는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용어가 일반적이지 않을 때였다. 종량제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유사한 개념으로 IT자원을 사용한 만큼만 지불하는 과금 제도다.
종량제 도입은 기존에 각 계열사별로 존재하던 IT자원을 동부CNI로 통합하면서 이뤄졌다. 효율적인 종량제 서비스 제공을 위해 가상화 기반 서버통합도 실시했다. 당시 종량제 서비스는 동부건설 최고정보책임자(CIO)로부터 호평을 받는 등 반응이 좋았다.
그러나 종량제 서비스에 한계가 있었다. 종량제 서비스에 따른 과금은 실제 사용한 양을 정확하게 측정해 비용을 산정한 것이 아니었다. IT자원에 대한 평소 사용량을 가지고 비용을 책정하고 이보다 더 사용할 경우 얼마를 더 청구하는 형태였다. 실질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라고 표현하기는 맞지 않았다. 동부CNI는 제대로 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무엇보다 정확한 사용량을 측정할 수 있는 미터링시스템과 이에 대한 비용을 책정할 수 있는 과금시스템이 필요했다.
◇클라우드 미터링 및 과금 시스템 구축=2010년 동부CNI는 그룹 계열사 대상으로 제공한 종량제 서비스 기반으로 대외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본격화 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종량제 서비스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드러났던 IT자원에 대한 정확한 사용량 측정과 과금 체계를 갖추는 것이 시급했다.
먼저 관련 소프트웨어(SW)를 찾아 나섰다. 국산 SW로는 적당한 제품이 없었다. 초기 IBM과 시스코 제품을 놓고 개념검증(PoC)을 실시했다. 제품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는 협의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후 CA 제품으로 PoC를 진행했다. 제품상 문제가 없었다. 협의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도 없었다. 동부CNI는 지난 5월 CA 제품을 적용 미터링 및 과금 시스템 구축에 착수, 7월 완료했다. 클라우드 운영시스템은 △셀프 서비스 프로비저닝 △모니터링 및 제어 △미터링 △동적 자원 할당·해제 등 기능을 갖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자 포털도 구축했다. 포털은 사용자와 관리자간 업무 프로세스를 정규화한 워크플로를 적용했다.
동부CNI는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무엇보다도 테스트에 역점을 뒀다. 실제 구축기간은 2개월 불과했지만 테스트는 3개월 동안 진행했다. 이용자 스스로가 인프라 설계가 가능하도록 앱로직 툴을 제공하기 위한 테스트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SMB 대상 SaaS·IaaS·NaaS 서비스 제공=동부CNI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대상을 중견·중소기업(SMB)로 정했다. 자체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및 전산인력을 보유하기 어려운 기업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서비스 범위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서비스형 인프라(IaaS)다. 우선적으로 SaaS 서비스는 타임스케줄러시스템, 업무일정관리시스템, IT서비스관리시스템 등을 고려하고 있다.
여기에 서비스형 네트워크(NaaS)도 준비하고 있다. NaaS는 네트워크 보안 장비를 갖추기 어려운 기업 대상으로 보안이 완벽하게 갖춰진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이달 말 정식 출시 예정이다. 현재 10개 기업에 서비스 제공을 논의하고 있다. 이창호 동부CNI 차장은 “다양한 업종 서비스 구축 및 운영 경험을 가지고 이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인프라뿐 아니라 고객 요청·상황에 따라 매니지드(Managed) 서비스 등 다양한 형태의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니인터뷰> 김명세 동부CNI IO사업부장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 배경은.
△동부생명, 동부증권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이 완료됐다. 동부화재도 내년이면 완료된다. 실제 그룹 대상 대규모 사업이 어느 정도 완료된 셈이다. 대외 시스템통합(SI) 시장도 많이 어려워졌다. 신성장동력이 필요했다. 이런 상황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요구가 시장에서 높았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기존 종량제 서비스 한계를 극복해야 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한 배경이다.
-동부CNI가 대외 사업에 약하지 않나.
△그렇지 않다. 60개 기업 대상으로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천공항 등 공공분야에서도 다수의 대외 아웃소싱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중견·중소기업 대상으로 클라우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직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활성화 되지 않았다. 서비스를 차별화하면 대외 사업도 성공할 수 있다.
-동부CNI 클라우드 컴퓨팅의 차별점은.
△기업에 적용 가능한 가상프라이빗데이터센터(VPDC) 제공이 가능하다. SaaS 서비스 추가 시 이용자 정보 연동을 통해 보다 편리하게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도록 내부 아키텍처를 설계했다. 임대한 자원들간 로드밸런싱과 고가용성을 제공, 자동 프로비저닝을 통해 고객이 안정된 서비스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