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처럼 IT기기도 누구나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오픈소스 하드웨어 플랫폼이 인기다.
오픈소스 하드웨어(HW) 플랫폼은 센서 등의 주변장치만 추가하면 원하는 기능의 IT기기를 만들 수 있게 해 놓은 개발 보드라고 할 수 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처럼 커뮤니티에서 설계해 공급한다. 이를 이용하면 로봇부터 중계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자제품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두이노·비글보드 등 오픈소스 HW 커뮤니티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마이크로프로세서(MCU) 업체들도 지원을 발표하고 있다.
최근 비글보드(BeagleBoard.org)는 89달러의 오픈소스 개발 플랫폼 ‘비글본’을 공개했다. 무선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자동로봇이나 지능형 디지털 사이니지 등의 제품을 개발하는 데 적합한 플랫폼이다. TI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하며, 리눅스 커널을 이용했다. 개발자들은 비글보드 커뮤니티를 통해 지원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개발자들의 레퍼런스 또한 참고할 수 있다. TI는 MCU 저변을 넓히기 위해 비글보드를 지원하고 있다.
최대 커뮤니티인 아두이노(www.arduino.cc)는 구글(안드로이드)을 통해 더욱 유명해졌다. 구글은 지난 5월 안드로이드 오픈 액세서리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아두이노를 선택했다. 안드로이드 기기에 연동되는 액세서리를 아두이노 플랫폼으로 개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이크로칩이나 아트멜 등의 MCU업체들은 오픈HW 플랫폼을 출시하고 아두이노와의 호환성을 내세우고 있다.
고성능 분야를 공략하는 커뮤니티도 있다. MIT 출신들이 설립한 리프랩스(leaflabs.com)는 ST마이크로의 32비트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을 내세웠다.
이러한 오픈소스 HW 커뮤니티들은 일반적으로 오픈소스 SW를 임베디드 SW로 이용한다. 커뮤니티에서 설계한 회로나 기판은 저작권표시 등의 조건을 붙여 공개한다. 많은 사람들이 공동으로 개발한 플랫폼인 만큼 저렴한 가격에 공급된다. 이 플랫폼을 가지고 일반인들도 쉽게 가구를 DIY(Do it yourself)로 직접 조립하듯, IT 기기도 만들어 낼 수 있다.
MCU업체들에게도 오픈소스 하드웨어는 큰 도움이 된다. MCU업체들이 제공해야 하는 레퍼런스(참조) 보드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이다. 모든 기능에 일일이 대응할 수 없는 MCU 업체들 입장에서는 커뮤니티가 시장을 확장시켜 주는 셈이다.
이윤봉 위즈네트 사장은 “그동안 오픈 HW는 대학교의 랩 같은 곳에서 주로 이용해 왔지만 앞으로는 상용제품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적인 MCU 업체들도 오픈 HW 플랫폼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