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과 유통업 등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모색하는 분야에서 양측 의견이 대립하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대·중소기업간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결론을 내리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동반성장위원회와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MRO 실무위원회는 지난주 4차 회의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계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중소기업계는 대기업 MRO 사업자에 대기업과 거래는 인정하지만, 중견기업과 중소기업과 거래는 제한하자는 요구를 했다. 하지만 대기업 MRO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양측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동반위 차원 강제조정 가능성이 제기됐다.
동반위는 오는 4일 열리는 전체회의에 MRO 대책을 상정할지를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강제조정안을 내놓더라도 대기업들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백화점 수수료 등을 논의하기 위한 유통구조개선특별위원회는 출범부터 파행을 겪고 있다. 유통구조 개선특위는 당초 대기업과 중소기업계 대표, 정부, 국회, 학계, 연구기관 등으로 구성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빅3를 포함해 대기업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반쪽짜리 위원회가 됐다. 대기업 측에선 농협 하나로마트가 유일하게 참여했다. 위원회 구성이 제대로 안 돼 논의가 한쪽으로 흐를 우려가 있다.
유통구조 개선은 정부도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대기업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동반성장을 사회적인 흐름으로 인식하지 않고 현 정부 이슈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벌써부터 조금만 더 버티자는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