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속도전이다. 4G통신에서 누가 더 빠르냐의 차이는 각 회사의 사업 성패를 가름하는 핵심이 되었다.
회사들이 이처럼 ‘속도’를 강조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4G통신의 본질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속도는 요금제 등을 제치고 4G통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소비자들은 이제 좀 더 요금을 내더라도 뛰어난 성능의 단말기와 원활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길 바란다.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면서 데이터 통신은 필수가 되었고 트래픽 폭증은 원활한 통신을 방해하는 최대의 적으로 떠올랐다.
일상의 커뮤니케이션, 업무가 모바일 단말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그에 따른 부가서비스는 날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속도가 곧 품질인 시대가 다가왔다. 음성통화, 문자가 주요 통신 수단이던 시대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진 것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통신 3사는 롱텀에볼루션(LTE), 와이브로 등 4G에서 기존과는 차별화되는 전송속도 및 유연한 트래픽 전송을 알리기에 나섰다.
‘월요일 출근하자마자 금요일 퇴근 하는 속도’ ‘입대하자마자 제대하는 속도’ 등 SK텔레콤의 TV 광고 카피는 통신사들이 소비자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명확히 짚어준다.
SK텔레콤은 요란스럽게 자사 4G를 알리지 않는다. 주파수 전쟁에서 한발 물러서기는 했지만 짐짓 여유로운 자세로 수성에 나섰다. 간단명료하고 선명한 이 회사의 광고는 2G, 3G에서 이어왔던 우세를 4G에서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동시에 1위 사업자로서 자신감을 나타낸다.
어차피 4G통신이 3G에 비해 높은 속도를 낼 수 있다면 경쟁사 대비 빠름을 강조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SK텔레콤과 같은 시기에 LTE 서비스를 시작한 LG유플러스는 초기 경쟁사 대비 2배 빠른 콘텐츠 다운로드 속도(상·하향 20MHz)를 강조하는 전략으로 톡톡한 재미를 봤다.
‘속도의 차이가 역사를 바꾼다’는 공격적인 이 회사의 카피에서 2.1GHz라는 글로벌 주파수를 확보한데 이어 속도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해 통신시장의 판도 변화를 이끌겠다는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 두 회사에 비해 다소 늦게 LTE 서비스를 시작하는 KT는 이미 기 구축된 와이브로를 활용한 4G통신 그리고 WCDMA등 3G통신을 한꺼번에 전면에 내세운다.
일명 3W(WCDMA, WiFi, Wibro)로 불리는 주요 통신 수단을 한층 더 탄탄히 보강하는 한편 연말부터 서울 일부지역에서 실시되는 LTE 역시 이미 3W에 적용된 클라우드커뮤니케이션센터(CCC) 기지국 방식으로 커버리지를 극대화 한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KT의 자세는 ‘성질 급한 한국인’을 소재로 한 TV광고 시리즈에서 읽을 수 있다.
커피가 나오기도 전에 배출구에 손을 집어넣거나 달콤한 사탕키스 직전 사탕을 씹어 먹어버리는 등의 코믹스러운 장면으로 아직 제대로 여물지 않은 LTE 전쟁에 뛰어들기보다는 ‘내실 있는 서비스를 준비한다’는 메세지를 전달하는 여유로움을 보인다.
단말기, 전국 커버리지 등이 완성되어야 본격적으로 LTE 서비스가 활성화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