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재난안전통신망에 `와이브로` 기술 급부상

 재난안전통신망에 ‘와이브로’ 기술이 가장 적합하다는 검증 결과가 나왔다. 방식과 관련해서는 정부기관이 독자적으로 구축하는 ‘자가망’이, 주파수 대역은 ‘700㎒’가 효율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행정안전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와이브로·테트라(TETRA)·아이덴(iDEN) 등 재난망 후보 기술 검증 결과 와이브로가 최고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정부가 독자적으로 700㎒ 대역의 자가망을 구축해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주파수 허가와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혀 와이브로 기술에 기반을 둔 700㎒ 대역으로 국가 통합망이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와이브로망 구축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고 통합망 자체에 대한 회의론도 여전해 최종 선정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술 검증 결과에 따르면 와이브로는 필수 항목 30가지를 모두 통과했다. 32개 부가 항목에서 3개 항목을 통과하지 못했지만 후보 기술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유력 후보였던 테트라는 부가항목에서 6개 항목을 통과하지 못해 2위를 차지했으며 아이덴은 필수 1개 항목, 부가 7개 항목을 통과하지 못해 3위로 밀렸다. 테트라와 와이브로가 합쳐진 복합 방식은 필수에서 3개, 부가 6개 항목에서 불합격을 받으며 단일 기술 방식과 큰 격차를 보였다.

 기술 검증과 별도로 이뤄진 사업 타당성 분석에서는 아이덴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구축비용·재투자비·운영비를 합쳐 아이덴은 4952억원으로 가장 적은 비용이 들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에 와이브로는 1조2472억원으로 투자비용이 제일 클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검증 기관은 와이브로, 테트라 등도 사업 타당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와이브로 자가망으로 구축한다면 700㎒ 대역이 유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성욱 NIA 수석은 “자가망 구축은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지만 앞으로 10년 동안 영상 등 멀티미디어 수용 등을 고려할 때 경제성이 충분하다”며 “700㎒ 대역에서 와이브로 자가망을 구축해 민간에서 운용하게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와이브로 자가망으로 재난망을 구축하려면 방통위로부터 일단 주파수를 할당받아야 한다. 방통위 측은 “행안부에 700㎒ 대역은 당장 (할당이)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했지만 기술 적용 가능성과 자가망과 상용망 상대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행안부와 충분히 협의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가능성을 열어 놨다.

 정상봉 행안부 재난안전통신망 구축추진단장은 “12월 선정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기술 검증 결과가 나온 만큼 관련절차를 거쳐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강병준·김시소기자 bjka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