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 앞장 서 혁신을 이끌고 가치를 창출해야 할 때”
진홀 가트너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수천명의 관중앞에서 어느 때보다 결연한 얼굴로 ‘새 시대(New-Era)’를 선언했다.
가트너가 미국 올랜도에서 16일(현지시각)부터 개최하는 ‘심포지엄/IT엑스포 2011’의 핵심 메시지다. 이 행사는 세계 최고 권위의 연례 행사로 올해만 2000여명의 최고정보책임자(CIO)를 포함해 약 85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뜨거운 관심을 모은 올해 주제는 ‘IT 재고찰:적극적으로 앞장서기(Re-imagine IT:Leading from the front)’다. 17일(현지시각)엔 분석가 키노트와 ‘2012 10대 전략기술’ ‘2012 CIO 아젠다’를 통해 가트너 분석가들이 내년 이후 기업의 IT 전략에 대한 전망과 분석을 제시했다.
◇‘스마트’ 시대…기업 혁신을 이끄는 3대 키워드=행사 둘째날인 17일(현지시각) 분석가 키노트 세션에서는 전 세션의 공통주제를 다룬 ‘가트너 애널리스트 오프닝 키노트’가 발표됐다.
클라우드, 소셜, 모바일, 정보 등 4개 기술이 가져올 큰 변화에 대해 △차세대 모던 비즈니스(Post Modern Business) △단순화(Simplicity) △창의적 파괴(Creative Distruption) 등 3개 키워드를 제시하고 기업 IT가 가야할 길을 조명했다.
이날 가트너에 따르면 기업용 미디어 태블릿(태블릿PC)은 2016년까지 9억1800만대가 판매될 전망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은 연 19%의 성장세를 보인다. 2015년이 되면 기업의 모바일 앱 개발 프로젝트가 PC용 프로그램 개발 프로잭트의 4배에 달한다.
이처럼 폭증하고 있는 4개 신기술과 접목해 IT가 비즈니스를 이끌어야 하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첫번째 키워드 ‘차세대 모던 비즈니스’란 IT를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이다. 모바일, 클라우드, 소셜 기술로 그간 상상하지 못했던 것을 IT가 제공해 줄 수 있게 됐고, ‘새 가치’를 제안할 수 있는 사람이 CIO란 주장이다.
그 사례로 인도 예스뱅크(Yes Bank)가 제시됐다. 예스뱅크는 IT 아웃소싱을 통해 CIO가 ‘비즈니스’ 리더 역할을 하면서 최종 소비자의 행위와 변화 분석에 주력하고 모바일 금융 혁신 등을 통해 신규 금융 모델을 창조했다. 우메시 제인 예스뱅크 CIO는 “CIO로서 내 역할은 최고기술책임자(CTO)보다 더 중요한 비즈니스 리더 역할을 담당하면서 매출과 원가, 비즈니스 향방, 최종 소비자 행위 변화 등을 분석하는 일”이라 말했다.
두번째 키워드 ‘단순화’란 더 복잡해진 비즈니스를 타개하기 위한 IT의 역할이다. 많은 정보를 더 단순하게 전달하고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상황 인지 컴퓨팅 등도 물리적 환경을 인식해 다양한 정보를 쉽게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가트너는 애플이 인간 중심의 디자인을 통해 가치를 창출한 사례라고 부연했다.
세번째 키워드는 ‘창의적 파괴’다. 혁신을 위해 기존의 생각을 버리자는 것이다. 가트너는 기존 시스템을 과감히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고 IT 부서가 ‘클라우드 서비스 브로커’가 된 일본 JPL의 사례를 제시했다.
티나 눈노 가트너 부사장은 “이 일본 기업은 기존의 시스템 보다 고객을 더 먼저 생각했고 이런 경우가 창의적 파괴”라고 말했다.
◇10대 전략기술 발표…향후 3년간 기업의 혁신은 ‘모바일’이 주도=가트너는 ‘심포지엄/IT엑스포 2011’을 통해 향후 3년간 기업이 주목해야 할 기술로서 ‘2012 10대 전략기술(The Top 10 Strategic Technology Trends for 2012)’을 공개했다. 10대 기술 발표는 ‘심포지엄/IT엑스포 2011’의 주요 세션으로 세계 IT 기업들의 트렌드를 조망할 수 있다.
올해 선정된 10대 전략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예년과 달리 ‘사람 중심의 기술’이 급부상했다는 것이다. 가트너는 이를 ‘인간 경험(Human Experience)’ 기술이라 지목했다. 상위권으로 인간 경험 기술이 부상하고 중위권을 비즈니스 경험 기술이, 하위권을 IT 기반 경험 기술이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모바일’이다. 1순위를 차지한 전략 기술이 ‘미디어 태블릿과 그 이상(Media tablets and beyond)’이다. 태블릿PC는 2년 연속 1위를 지킨 클라우드 컴퓨팅을 밀쳐냈다.
가트너는 특히 태블릿PC가 정보의 생산과 소비 방식을 바꾸면서 특정한 플랫폼과 폼팩터에 종속되지 않는 새 PC 생태계를 만들어 갈 것이란 데 주목했다. B2B와 B2C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와 제조사 협력사가 연계되는 새로운 협업 모델의 매개체가 될 것으로 봤다.
데이비드 컬리 가트너 부사장은 “2012년에는 20%의 노트북PC 사용자가 자신의 노트북PC를 태블릿PC로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2순위는 ‘모바일 중심 애플리케이션과 인터페이스’가 3순위는 ‘상황과 소셜 사용자 경험(Contextual and social user exprience)’이 차지했다.
상황과 소셜 사용자 경험 기술은 2013년 이전과 2014년 이후로 분류했다. 2013년까지는 ‘신분·시간·위치’와 같은 타깃형 상황 인지 기술 즉 위치정보서비스(GPS)·근거리통신(NFC) 등 주요 트렌드라면, 2014년 이후엔 ‘행위·요구·습관’과 같은 일상형 상황을 인지하는 기술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예고해 이목을 끌었다.
4~5순위는 ‘사물 기반 인터넷(internet of things)’과 ‘앱 스토어와 마켓플레이스’이, 6~7순위는 ‘차세대 분석기술(Next generation Analytics)’과 ‘빅데이터(Big Data)’가 각각 차지했다.
8순위를 기록한 인메모리 컴퓨팅도 뜨거운 감자였다. 가트너는 클라우드 기술의 확대로 기업들의 스토리지가 줄어들면서 메모리 컴퓨팅 방식이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PC용 플래시 메모리 가격은 2012년 말이면 GB당 1달러 가격으로, 서버용 플래시 메모리 가격은 2013년이면 GB당 5달러 수준으로 떨어져 인메모리 컴퓨팅의 확산을 도울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클라우드 컴퓨팅은 10순위에 머물렀다.
올란도(미국)=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