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여론조사

 서울시장 선거가 한창이다.

 연일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 역시 1% 내 초박빙이다. 선거가 혼전 양상을 띠면서 시민들의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정치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치러진 선거에서 미동도 않던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도 나섰다. 야당에서는 연합군 편대가 출범했다. 투표율이 상당히 높게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여론조사는 선거 향배를 알 수 있는 풍향계다. 이 때문에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캠프 간 희비가 엇갈리거나, 여론조사를 지지층을 결집하는 전략적 도구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투표함을 열어 보기 전 발표됐던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당락 간 괴리가 발생하기도 한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해 열린 6·2 지방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했었다. 하지만 오 시장은 의외의 선거결과에 깜짝 놀랐을 것이다.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연임을 낙관했지만, 막상 개표를 시작하니 초접전이었다. 15%포인트 격차가 예상됐으나, 0.6%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른바 ‘강남 3구’의 힘이 밤늦게 발휘됐던 것이다. 한명숙 전 총리는 석패했다.

 당시 선거결과와 여론조사 간 ‘14.4%’라는 오차는 무엇 때문에 발생했을까. ‘굳히기’ ‘판세역전’ 등 수많은 매체와 조사기관의 예측치는 정말로 ‘수치의 함정’에 불과했던 것인가. 14.4%의 함의는 무엇인가. 어떤 이는 막판까지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표로 추정한다. 속내를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숨은 표의 반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속마음을 드러냈다가 혹여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사회 기저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몇 해 전 ‘미네르바’가 화제였다. 당시 인터넷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놓고 열띤 논란이 벌어졌다. 자기검열 강화와 이에 따른 온라인 세상의 보수화 이슈도 터져 나왔다. 미네르바 학습효과 영향으로 ‘글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전화 여론조사에서는 입조심이다.

 지난해 6·2지방선거, 올봄에 있었던 4·27 보궐선거 등 주요한 선거에서 여론조사가 민심을 대변하는 데 한계를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숨은 표가 출현할지 궁금하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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