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채널 경쟁, 피튀기는 가을

 올해 말 개국하는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종합유선(케이블)방송사업자(SO)와 채널 계약 마무리 수순으로 가면서 황금 채널 안에서 홈쇼핑-홈쇼핑·홈쇼핑-종편·종편-종편 간 경쟁이 격화할 조짐이다. 전체 방송 시청 점유율의 62%(한국방송광고공사 집계)를 차지하는 지상파 옆자리에서 ’재핑(리모컨을 돌리는 행위)‘ 효과를 보기 위한 자리싸움이 불가피하다.

 17일 방송 업계에 따르면 종편과 SO 간 채널 계약을 위한 사장단 협상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SO업계 관계자는 “10월 말이면 채널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채널 번호도 20번대 이하 앞 번대로 정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20번대 이하의 일명 ‘S급’ 채널 사이에서도 자리싸움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의무재송신 채널인 KBS 1TV, EBS 외에 MBC·SBS·KBS 2TV 지상파 5개를 재외하면 내년 초 개국하는 홈&쇼핑을 포함한 홈쇼핑 6개, 종편 4개사, SO계열 채널사용사업자(PP)가 쓸 수 있는 채널은 15개다. 이 중 지상파와 가까울수록 시청률이 잘 나오기 때문에 각축을 벌일 수밖에 없다.

 ◇홈쇼핑-종합편성채널 간 경쟁=홈쇼핑-SO, 종편-SO의 채널협상에서 차이가 나는 부분은 송출 수수료다. 홈쇼핑 업체가 SO업계에 내는 수수료는 내년에는 1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반면에 지상파와 약간 떨어진 종편이 SO에 내는 수수료는 없다. SO 관계자는 “(언론계와의 관계나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종편으로부터 홈쇼핑처럼 수수료를 받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막대한 송출 수수료를 SO에 지급하고 있는 홈쇼핑 업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 만약 종편 중 몇 개 채널이 성공을 거둔다면 홈쇼핑 자리를 넘볼 수도 있다. 지상파와 종편 사이에 또 하나의 황금채널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불투명하다.

 ◇홈쇼핑 간 자리싸움=홈쇼핑 간 자리싸움은 송출 수수료를 올리는 주범이다. 올해 채널 계약에서 롯데홈쇼핑은 기존 수수료보다 25~30%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며 다년 계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 계약으로 좋은 자리에서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리고 종편도 견제한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종편 간 번호 결정 어떻게=종편-SO 양측은 대표단 협의체를 꾸려 채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10월 말 복수(M)SO와 채널 계약을 마치고 나면 전국 SO, IPTV, 위성방송과 순차적으로 채널을 계약할 예정이다. 종편에는 이렇게 확보된 4개 채널 가운데 지상파와 가까운 앞자리를 확보하는 게 또한번의 과제다. 제비뽑기, 연번제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SO와 개별 계약을 통해 앞자리 다툼을 하게 되면 종편도 다른 PP와 마찬가지로 연간 수천~수억원을 마케팅비로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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