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스크린 서비스에 밀려 퇴출 위기
지상파 방송사가 경쟁적으로 N스크린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기존 지상파DMB가 고사될 위기에 처했다. 무료로 제공되는 지상파 방송망이 아닌 통신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소비자 부담만 늘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한 통신사는 최근 지상파DMB 칩이 없는 최신형 인기 스마트폰에 지상파DMB가 나올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을 탑재해 출시하려던 계획을 접었다. 비슷한 시기에 KBS의 ‘k플레이어’, MBC와 SBS의 ‘pooq` 애플리케이션(앱)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모바일 상에서 지상파TV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앱이 나온다면 마케팅이나 트래픽 제어 측면에서 별 이득이 없다고 판단했다.
MBC가 밝힌 주요 수익 모델은 실시간 방송 광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클립 프리롤(pre-roll) 광고, 주문형비디오(VoD) 판매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두는 건 광고다. 최근에야 적자를 면한 KBS·MBC·SBS 지상파DMB는 물론이고 U1미디어, 와이티엔디엠비, 한국디엠비는 수익이 더욱 감소할 수 있다.
2005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지상파DMB가 6년 만에 종주국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한 셈이다.
pooq과 k플레이어 메뉴를 살펴보면 지상파 채널 실시간 서비스 위주로 구성됐다. 추가로 서비스 하고 있는 계열 케이블방송 채널사용사업자(PP) 채널도 대부분 지상파 방송의 재방송이다. SNS서비스나 검색 서비스, VoD 등은 양방향 지상파DMB 서비스인 ‘DMB2.0’을 활용하면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지상파DMB 방송사 관계자는 “방송사 내부에서도 할당 받은 방송망을 쓰는 지상파DMB를 두고 모바일 서비스에 중복 투자하는 데 비판적인 시선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현대원 서강대 교수는 “실시간 방송 앱 서비스 끝단은 결국 지상파DMB 서비스와 맞닿아 있어 DMB가 고사될 우려가 있다”며 “무료로 제공되는 지상파 방송망이 아닌 통신망을 통한 서비스는 소비자들에게 비용이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