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이 또 한번 파격적인 시도를 감행한다.
KT는 내년 1월부터 전략고객영업 담당자 개인 실적에 따라 최대 1800% 성과급을 부여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한다. 팀 단위 성과급을 더하면 한 해 개인 혼자 받을 수 있는 성과급이 최대 2150%에 달한다.
KT는 최근 노사 간 합의로 내년 1월 글로벌·엔터프라이즈 부문 어카운트매니저(AM) 직군 평가·보상체계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AM은 영업조직 가운데 대기업, 그룹사, 중대형 금융사, 상위 정부기관 등 주요 전략고객 영업을 담당하는 직군이다. 중소기업(SMB) 영업을 담당하는 IT컨설턴트는 새 제도 적용대상에서 제외됐다.
AM직군 300여명은 내년부터 사전에 설정된 평가기준에 따라 최대 1800%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실적 평가는 철저하게 개인 영업성과에 근거해 이뤄진다.
여기에 조직 단위 평가에 따른 성과급 350%를 더하면 직급에 관계없이 최대 2150% 성과급 수령이 가능하다. 과장 이하 직원도 개인 역량에 따라 억대 연봉자가 탄생할 수 있는 구조다. 성과급은 매년 3월 일괄 지급된다.
그간 KT는 영업조직에 700% 수준 성과급을 지급했지만 개인이 아닌 단위 부서 평가에 의한 것이었다.
공기업이라는 배경을 지닌 KT 특성상 결속력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개인 위주 실적평가와 보상체계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갈수록 치열해지는 B2B 시장 경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성과급 제도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지난주 전격적으로 노사 합의가 이뤄졌다.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성과 평가를 강화해온 이 회장의 의지도 작용했다.
걸림돌은 얼마나 많은 AM 직원이 2000%에 가까운 성과급을 얻어낼 수 있는지다. 외국계 IT기업 한국지사가 유사한 성과급 제도를 운영 중이지만 회사 실적과 경기에 따라 부침이 심하다. 시장 상황이 나쁘면 성과급은 커녕 기본급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KT 관계자는 “성과급은 개인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효과적이지만 반대로 실적이 좋지 않을 땐 여러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객관적인 목표 설정과 목표 미달 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주요 전략고객영업 담당하는 AM직군에 한해 내년 1월부터 적용
- 개인별 실적 평가에 따라 최대 1800% 성과급 지급(팀 성과급 최대 350%는 별도 지급)
- 목표 실적은 전년 실적과 해당 해 시장여건 등을 감안해 설정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