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해외법인 정보시스템의 단일 체계 구축에 나섰다. 삼성전자 등 대형 제조기업이 추진한 글로벌싱글인스턴스(GSI) 전사자원관리(ERP) 구현 사례가 금융권으로 확산되는 셈이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산업·신한은행에 이어 우리은행도 표준화된 정보시스템 프레임워크와 공통 애플리케이션을 자체적으로 개발, 해외법인에 적용하기로 했다. 해외법인에 대한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통일된 글로벌 전략을 구현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먼저 내년 상반기까지 해외법인 정보시스템 표준화 컨설팅을 수행한다. 이 컨설팅으로 표준 프레임워크 및 수신·여신·외환 등 공통 애플리케이션 개발 방안을 마련한다. 해외법인 적용 일정과 시스템 구축계획도 수립한다.
프레임워크 및 공통 애플리케이션 개발은 컨설팅이 끝나면 바로 착수해 내년 말 완료한다. 개발 비용으로 100억원이 투입된다. 해외법인 적용은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미국법인부터 시작한다. 이어 중국, 러시아, 인도네시아법인 순으로 진행한다. 브라질법인은 현지 법규나 제도가 다른 법인과 너무 달라 표준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시스템 구축은 현지 금융감독규정에 따라 해외법인 현지 구축과 국내 구축으로 나눠 진행한다. 중국법인과 러시아법인 정보시스템은 현지에, 미국법인 정보시스템은 국내에 설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해외법인 적용이 완료되면 해외지점에 대해서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스템 구축비용은 200억~3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방민석 우리은행 글로벌IT지원팀장은 “해외법인 정보시스템이 모두 개별적으로 구축되다 보니 데이터 통합이나 글로벌 전략 적용 등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이번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표준화된 데이터 기반으로 보다 신속하게 글로벌 전략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해외법인 정보시스템에 대한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09년 글로벌뱅킹패키지 솔루션을 자체 개발했다. 2010년부터 중국법인과 아메리카신한은행을 시작으로, 올해 일본법인과 베트남법인에 확대 적용했다. 이달 중엔 유럽신한과 캐나다신한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일본, 중국 등 주요 해외법인 대상으로 표준화된 리스크관리시스템도 구축한다. 글로벌리스크관리시스템 구축은 올해 말 완료가 목표다.
산업은행도 헝가리, 우즈베키스탄, 브라질법인을 대상으로 국외점포통합시스템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기업은행도 국외지점통합시스템을 개발해 해외법인에 적용했다.
<표>주요 은행 글로벌 통합시스템 구축 상황
자료:각사 종합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