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에서 만나’ ‘버스 내릴 때 깨워줘’ ‘오늘 뭐 먹지’ ‘일루 와’.
언뜻 보기에는 연인 사이의 달달한 대화 같지만, 모두 공간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애플리케이션(앱)의 이름이다.
위 사례는 공간정보 활용에 대한 일부에 불과하다. 과거 정부 등 공공부문에서 주로 이뤄져온 공간정보 활용은 이제 스마트폰의 폭증을 계기로 마케팅과 광고 등 민간산업뿐만 아니라 개인의 여가활용에까지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공간정보란 지표면과 지상공간에 존재하는 각종 자연물(산·강·토지 등)과 인공물(건물·도로·철도 등)에 대한 위치정보와 속성정보를 컴퓨터에 입력 후, 이를 연계시켜 각종 국토계획의 수립과 정책 결정, 산업 활동에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만든 첨단 정보시스템을 말한다.
공간정보는 시·공간을 대상으로 하는 독특한 특성으로 인해 인간 활동 전반에 걸쳐 활용된다. 공간정보 관련 전문가들조차 공간정보가 어느 부문까지 활용될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정도다. 그 범위를 한정 짓기 곤란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보건·의료·복지 등과 같은 각종 사회문제와 관광·게임 등의 여가활동, 고객관리·마케팅 등 산업활동, 해양·국방·정책결정 등 정책활동에 이르기까지 활용 가치가 무궁무진하다.
세계 공간정보산업 규모는 오는 2015년 1250억달러(15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또 현재 스마트폰 앱의 절반 이상이 공간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2013년이 되면 그 비율이 80% 이상으로 커질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공간정보산업의 현주소와 미래 모습이 오는 26일부터 나흘간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2011 디지털국토엑스포’에서 제시된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디지털국토엑스포는 국내〃외 공간정보 관련 첨단 기술과 제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또 각종 콘퍼런스를 통해 최신 정보도 접할 수 있다.
올해 행사는 ‘스마트폰·3D’ 등 첨단 IT와 융·복합된 공간정보기술을 주제로 한다. 한국인 4명 가운데 1명은 갖고 있는 스마트폰의 온라인 장터에서 최다 다운로드 서비스로 꼽히는 것이 바로 ‘위치’ 앱이다. 이번 행사는 이 같은 앱들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공간(앱존)이 별도 조성된다. 앱존에는 현재 모바일 사업을 추진 중인 대기업과 역량 있는 전문 중소 벤처기업들로 종합 구성된 ‘앱 공동관’이 꾸며진다.
이번 행사에 앞서 24일부터 사흘간 UN과 국토지리정보원이 공동주최하는 ‘세계공간정보관리 국제기구(UN-GGIM) 창립총회’도 열린다. UN-GGIM(United Nations on Global Geospatial Information Management)은 최근 일본 대지진과 인도네시아 쓰나미, 조류독감 등 세계적인 재해·재난 문제들을 공간정보를 활용,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처하자는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UN 주도하에 설립된 조직이다.
이밖에 UN-GGIM의 연계행사로 ‘공간정보 세계표준기구(OGC) 의장단 회의’와 ‘유엔 통계청(UNSD)회의’, ‘아시아 태평양 GIS기반구축 상설위원회의(PCGIAP) 등 3대 국제세미나도 개최되는 등 150여개국에서 500여명의 대표단이 이번 엑스포 전시회에 참가한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