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5’가 아닌 ‘아이폰4S’를 발표하자 국내 이동통신업계도 복잡한 수싸움에 돌입했다. 이통업계는 아이폰4S 국내 조기 출시를 추진하는 한편 국산 LTE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4분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당초 4분기 시장을 LTE스마트폰과 아이폰5가 격돌하는 시기로 예상했던 업계는 아이폰5가 나오지 않은데다 아이폰4S 국내 출시시기마저 연말께로 밀리자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가장 민감한 쪽은 아직 LTE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은 KT다. KT는 연말 LTE 상용화 이전까지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 달리 신형 아이폰에 집중할 방침이었다. KT는 11월을 기점으로 2년 약정 기간이 끝나는 ‘아이폰3Gs’ 고객을 붙잡기 위해 신형 제품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었다.
업계는 KT가 아이폰4S 국내 출시 전까지 SK텔레콤, LG유플러스 LTE스마트폰과 힘겨운 싸움을 벌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아이폰4S 조기 출시가 성사되면 기존 애플 이용자를 유치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KT는 보고 있다. 표현명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애플이 아이폰4S를 내놓았다는 것은 아이폰5 출시까지 상당한 시간이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기존 아이폰 이용자들이 아이폰4S를 선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SK텔레콤은 LTE스마트폰과 아이폰으로 두 이용자층을 흡수할 계획이다. 국내 처음으로 출시한 LTE스마트폰 ‘갤럭시S2 LTE’를 중심으로 LTE 가입자를 유인하고 아이폰 선호도가 높은 기존 고객들은 아이폰4S로 대응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아이폰 구매 대기자가 마음을 바꿔 LTE스마트폰을 선택한다해서 불리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이 높은 아이폰 이용자가 또다시 2년간 3G에 묶이지 않고 4G로 전환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LG유플러스는 아이폰4S 출시가 오히려 득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주파수 대역 특성상 아이폰 출시가 어려운 LG유플러스로서는 경쟁사의 아이폰 효과가 약하면 약할수록 유리하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과의 LTE폰 출시 간격을 좁히는 한편 아이폰4S와의 맞대결 일정을 멀리하기 위해 LTE폰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LG유플러스 단말 검수팀은 지난 개천절 연휴도 반납하고 LTE 스마트폰 최적화 작업을 진행했다.
LG유플러스는 외산을 제외하고는 SK텔레콤과 동일하게 스마트폰 라인업을 구성하는 맞불 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이상민 4G추진단 상무는 “LTE폰은 국산 하이엔드 제품으로 집중화해 출시할 방침”이라며 “LTE시대에는 통신사 단독 단말 출시 효과가 사라진 만큼 경쟁사와 유사한 제품군으로 맞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