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증시…“주간 시작일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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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간 개장일인 4일 증권가가 ‘폭락 공포’에 휩싸였다. ‘검은 화요일’이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110포인트 넘게 폭락하며 1700선을 힘없이 내줬다가 막판 낙폭을 다소 줄이며 전날보다 63.46포인트(3.59%) 떨어진 1706.19로 마감했다.

 1700선을 가까스로 회복했지만, 이날 낙폭은 장 초반 사이드카가 발동될 만큼 심각했다. 우리 증시가 쉬는 주말이나 연휴기간마다 미국·유럽에서 터지는 악재를 온몸으로 두들겨 맞아야 하는 ‘주간 개장일 리스크’가 크게 작용했다. 9월 5일(월요일·유럽위기 재악화 후 개장일), 8월 8일(월요일·미국 신용강등 후 개장일), 9월 14일(수요일·추석연휴 후 개장일) 다음으로 올해 주간 개장일 기준 네 번째로 낙폭이 컸다.

 코스닥도 13.53포인트(3.01%) 빠진 436.13으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도 장중 15개월 만에 1200원 선을 뚫고 치솟았다가, 15.9원 오른 1194.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 급락은 그리스 재정적자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전날 그리스 정부가 공개한 내년 예산 초안에 따르면 그리스의 올해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 8.5%로 예상됐다. 이는 그리스 정부 목표치인 GDP 7.6%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런 재정적자 비율에 그리스의 긴축 노력에 대한 시장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그리스 지원에 나설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향후 증시 흐름에서도 전망이 어둡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유로존 재정위기가 글로벌 증시를 지배할 것이란 견해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리스 재정 자체에 대한 구제와 은행 구제라는 두 가지 트랙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그리스 구제 여부를 떠나 유럽은행의 신용경색을 막을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충 문제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의 부채 탕감과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럽은행 채권을 교환해주는 것이 열쇠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유럽 재정위기 문제가 10월 내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 당분간 시장이 안정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자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EFSF 증액이나 ECB의 유동성 개입은 추가적인 신용위험 상승을 막는 효과는 있으나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본적인 위기 완화는 재정 건전성에 달렸다”며 “재정 위험이 큰 나라는 재정 감축을 시도하고 건전성이 높은 나라는 단기 부양책과 ECB의 금리인하 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0월 중순 예정된 G20 재무장관회의와 11월 초 G20 정상회의를 거치면서 통화팽창 논의가 본격화되면 시장도 다소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진호·이경민기자 jholee@etnews.com

 

 올해 주간 개장일 코스피 낙폭 기록

자료:한국거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