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캐릭터 ‘뽀로로’에 대한 친부확인 소송이 제기됐다.
뽀로로 제작사인 오콘(대표 김일호)은 4일 뽀로로의 실제 창작자가 누구인지 확인을 구하는 저작자확인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현재 ‘뽀로로’는 오콘, 아이코닉스, SK브로드밴드, EBS가 공동으로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저작권의 소유 문제가 아니라 창작자가 누구인지 가려달라는 것이다.
오콘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아이코닉스가 뽀로로 실제 창작자인 오콘을 배제한 채 자신들이 뽀로로의 창작자인 것처럼 언론 매체를 통해 홍보하거나 국가가 부여하는 상훈을 단독으로 수상, 오콘 창작자들의 정당한 권리와 명예를 훼손했다”고 설명했다.
오콘의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금성의 김형석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2인 이상이 저작물의 작성에 관여하더라도 그 중에서 창작적인 표현 형식 자체에 기여한 자만이 그 저작물의 저작자가 되는 것이고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기여하지 아니하고 아이디어를 내거나 기획에만 관여한 자는 그 저작물의 저작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고 판시한다고 설명했다.
2003년 11월 EBS TV에서 방영된 ‘뽀롱뽀롱 뽀로로’ 시즌1을 통해 첫 선을 보인 뽀로로는 유아·어린이 시청자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부상했다. 프랑스와 영국 등 세계 90여개국에 수출될 만큼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인터뷰>
“저작권 문제가 아니고, 저작자 확인 소송입니다.”
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저작자확인소송을 제기한 김일호 오콘 대표의 목소리는 격앙돼 있었다.
김 대표는 이날 본지와 전화인터뷰를 갖고 “우리는 창작집단이며, 창작은 영구히 남는 행위”라면서 “자본과 마케팅을 앞세운 집단이 창작자라고 말을 하면 결국 우리 명예까지 빼앗아 가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것을 침묵하면 이길 만을 걸어온 사람은 뭐가 되는냐”라고 반문하면서 “모 방송 프로그램 출연을 재고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을 당시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양사 간 파트너십을 위해 지금까지 저작권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으나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까지 왔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소송을 제기했으나 이번 사안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일호 대표는 “지난 10년간 아이코닉스의 마케팅 활동에는 박수를 보낸다”면서 “아이코닉스가 우리를 저작자로 인정해 주면 이번 소송은 원만히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