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7월 18년, 페어차일드반도체 출신의 고든 무어와 로버트 노이스가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반도체 전문 회사를 설립했다. 이름은 ‘인티그레이티드 일렉트로닉 코퍼레이션(Integrated Electronics Corporation)’. 오늘의 인텔이다.
인텔이 처음 내놓은 제품은 1969년에 만든 메모리(이극성 램)다. 같은 해에 첫 번째 금속 산화물 반도체(MOS)와 S램을 내놓기도 했다.
1971년에는 상업적으로 판매 가능한 첫 번째 마이크로프로세서 ‘인텔4004’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초기 비즈니스는 메모리(D램) 위주로 펼쳐졌다.
1970년대 중반부터 제품은 더욱 다양해지고 생산공장도 늘어나는 등 비즈니스는 성장 가도를 달렸다. 그러던 중 1980년대 중반 들어 위기가 찾아왔다. 30년 이상 인텔에 몸담았던 사람들은 지금도 그때를 ‘최악의 위기’로 기억할 정도다. 1983년 일본 반도체 제조기업과의 경쟁으로 인해 매출과 손익이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1987년 당시 CEO인 앤디 그로브는 생사의 기로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린다. 인텔의 비즈니스를 마이크로프로세서 중심으로 돌린 것이다. 창업 20여년 만에 비즈니스 모델이 완전히 바뀌는 순간이었다. 배경에는 PC 탄생이 있다. 당시 IBM PC 사업은 놀랄 만한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 PC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으며, 인텔은 IBM을 비롯한 PC업체에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공급하며 성장의 열매를 거뒀다. 인텔은 PC 업계에서 10년 연속 유례없는 성장을 거듭하고,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는 하드웨어 제조 기업의 위치를 공고히 하게 된다.
1998년에는 세 번째 CEO가 등장한다. 크레이그 배럿이 앤디 그로브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2000년대 들어 새로운 위기가 찾아온다. 하이엔드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인텔의 위치도 더불어 흔들리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 크레이그 배럿은 반도체 외에 통신장비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시도를 보였지만 그 중 성공한 사업은 많지 않다.
2005년, 지금의 CEO인 폴 오텔리니가 부임한다. 그는 기업의 조직을 재정비하며 인텔의 강점인 x86 아키텍처(CPU)에 집중했다. PC뿐 아니라 엔터프라이즈, 디지털홈, 모빌리티 등의 CPU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CPU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나의 칩에 여러 개의 계산회로를 지원하는 멀티코어 시대를 열었으며, 최근에는 에너지효율을 강화한 3-D 트랜지스터를 발표했다. 지난해부터 막강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활발한 M&A 정책을 펼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8월 인텔은 보안 솔루션업체인 맥아피를 76억8000만달러에 인수키로 발표했다. 2주 뒤 인피니언테크놀로지의 무선사업부를 14억달러에 인수키로 했다. 인텔은 인피니언의 기술을 활용해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무선 모뎀을 인텔의 칩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