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8일 국정기조로 제시한 공생발전을 위해서는 “대기업은 총수의 인식 전환이, 중소기업은 기업다운 경영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제98차 국민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중소기업인들과 간담회에서 공생발전 국정기조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간담회는 지난달 31일 30대 그룹과의 간담회를 통해 대기업과 소통한 이후, 공생발전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중소기업계에도 직접 확산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공생발전에 대해 대기업에 많은 요구를 하고 있는데, 사실 중소기업의 문제점도 많이 있다”며 “회사와 가계 구분이 없고 회계가 불투명한 것과 같은 문제를 개선해 중소기업도 기업다운 경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이 지원만 요구하지 말고, 회계 투명성 강화 등으로 신뢰와 경쟁력을 갖추라는 당부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공생발전을 위해서는 법·제도보다 기업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그러려면 총수가 바뀌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대가 이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같이 가야 하는 것은 틀림없다. 대기업도 많이 바뀌고 있고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새로운 기술을 갖고 해 보겠다는 젊은이들이 잘되도록 도와주는 애정이 결국 대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담회에서는 현실적인 건의도 많았다. 중소기업 대표들은 대형 시스템통합(SI) 회사와 소프트웨어 중소기업 간 하도급 거래의 불공정 관행, 중소기업 기술인력 빼가기, 백화점·홈쇼핑 등 대형 유통업체 수수료 문제 등의 개선을 건의했다.
유통 수수료 문제에 대해 이 대통령은 정부의 압박을 통해 일시적인 인하를 하기보다는 법과 제도 기반 위에서 공정한 유통환경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정지연·권건호기자 jyj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