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500대 사이트 중에서 한국 웹사이트 숫자가 눈에 띄게 줄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 강국이라는 헛구호만 있을 뿐 실제로는 빛좋은 개살구인 셈이다.
이는 계명대학교 김영문 교수가 웹사이트 랭킹 서비스 알렉사닷컴을 대상으로 지난 2002년 12월에 1차 조사를 실시한 이후 2011년까지 9차례에 걸쳐 조사한 결과다.
◆국가별 사이트 = 7일 언론에 배포된 자료에 따르면, 김 교수는 "당초 전 세계 500대 사이트 중에서 한국의 사이트의 수가 미국에 이어서 항상 2위에 있었으나, 2004년 1월의 4차 조사에서는 중국(106개)이 처음으로 한국(67개)을 3위로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섰다"며 "2004년 7월(5차)에는 중국이 215개(43%)로 1위, 2위는 미국(146개, 29.2%), 그리고 3위는 한국(27개, 5.4%)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어 한국 웹사이트의 하락세는 계속됐다. 2005년 1월(6차)에는 미국이 212개(42.4%)로 다시 1위로 올랐고, 중국이 153개(30.6%)로 2위, 일본이 29개(5.8%)로 3위, 홍콩이 19개(3.8%)로 4위, 그리고 한국이 16개(3.2%)로 5위로 추락했다. 2005년 10월의 7차 조사에서도 한국은 미국(239개), 중국(114개), 일본(46개)에 이어서 16개로 조사됐다. 그러나 2006년 12월의 8차 조사에서는 5개로 베트남과 같이 공동 13위로 뚝 떨어져 버렸다.
지난 8월 19일을 진행된 9차 조사에서는 국가별로 가장 많은 웹사이트를 기록한 곳은 미국으로 251개였다. 이어 중국 77개, 일본 23개, 러시아 16개, 독일 15개 순이었다. 한국은 터키, 캐나다, 이집트와 함께 4개에 불과해 공동 13위에 머물렀다.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이 3개로 공동 17위를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다.
결국 한국은 2005년 10월의 7차 조사에서는 16개로 4위였으나, 2006년 12월년의 8차 조사에서는 5개, 그리고 이번 9차 조사에서는 4개로 계속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위 30대 사이트 = 상위 30대 사이트의 수를 보더라도 미국이 16개로 가장 많고, 중국이 6개, 일본이 2개, 그리고 인도, 홍콩, 독일, 러시아, 영국, 프랑스가 각각 1개로 조사됐다.
한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상위 30대 사이트의 수를 조사기간별로 살펴보면, 2003년 4월(2차 조사)에는 14개로 전 세계에서 1위로 가장 많았으나, 2003년 9월(3차 조사)에는 10개, 그리고 2004년 1월(4차 조사)에는 6개, 그리고 2004년 7월(5차 조사)과 2005년 1월(6차 조사)에는 3개, 2005년 10월(7차 조사)에는 3개, 그리고 2006년 12월(8차) 및 2011년 8월(9차)에서는 한 개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상위 100대 사이트 = 전 세계 100대 사이트를 조사해 본 결과는 더 처참하다. 전 세계 100대 사이트에서의 주요 변화를 2006년 12월(8차 조사)과 비교하여 살펴보면, 미국이 13개나 증가하였고, 중국은 2개가 감소하였으며, 일본은 동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한국은 지난 8차 조사에서는 3개(네이버 53위; 다음 93위; 네이트 98위)가 있었으나, 이번 9차 조사에서는 단 한 개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한국을 대표하는 포털 사이트 3개가 모두 100위권 밖으로 밀려난 셈이다.
◆상위 500대 사이트 = 전 세계 500대 사이트로 확대해 조사하면 한국 웹사이트가 4곳이 랭크됐다.178위에는 네이버(www.naver.com), 296위에는 다음(www.daum.net), 374위에는 삼성그룹(www.samsung.com), 375위에는 구글코리아(www.google.co.kr) 순이었다. 특이한 것은 삼성그룹 홈페이지가 상당한 방문객 수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교수는 이에 대해 "한국을 대표하는 포털 사이트들은 모두 국내에서만 경쟁을 하고 있으며, 해외진출을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에 반하여 외국의 사이트들이 한글 서비스를 기반으로 속속 국내 시장에 진출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한국의 인터넷시장도 외국의 사이트들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전자신문미디어 테크트렌드팀 tre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