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실가스 감축 강제 규제가 시행됐다.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온실가스 다배출 업체를 대상으로 직접적인 감축을 유인하는 ‘온실가스·에너지목표관리제’다. 3년 전 국제사회에 ‘저탄소 녹색성장’을 천명한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UN의 개발도상국 최대 권고치인 ‘배출전망치(BAU) 대비 30% 감축’이라는 도전적인 목표를 확정했다. 그리고 지난해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해 온실가스 감축 이행수단인 목표관리제 기반을 마련했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감축활동에 돌입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대한민국 녹색성장의 핵심인 온실가스·에너지목표관리제를 집중 조명한다.
◇온실가스·에너지목표관리제 현재 진행상황은=목표관리제는 온실가스 배출이 많거나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사업장 또는 업체를 관리업체로 지정해 관리업체별로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에너지 절약목표를 설정한 후 그 이행을 관리하는 것이다.
총괄기관인 환경부에서 제도 운영에 필요한 종합적인 기준·절차와 지침을 마련하고, 부문별 관장기관의 사무에 대한 점검·평가를 한다. 부문별로 관장기관을 맡는 농림수산식품부(농업·축산 분야), 지식경제부(산업·발전 분야), 환경부(폐기물 분야), 국토해양부(건물·교통 분야)가 직접 관리업체를 지정하고 목표의 설정과 그 이행을 관리하게 된다.
정부는 목표관리제 시행 첫 해인 내년에 온실가스 감축활동에 나설 471개 관리업체를 지정했다. 관리업체들은 지난 6월까지 최근 4년간 온실가스 배출 또는 에너지사용에 대한 명세서와 이에 대해 검증기관으로 받은 검증보고서를 부문별 관장기관에 제출했다.
제출된 명세서 정보를 토대로 부문별 관장기관은 오는 9월 말까지 관리업체별 온실가스 감축목표 등을 협의·설정하게 된다. 여기서 설정된 감축목표 등은 관리업체들에 통보되며, 관리업체는 12월 말까지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이행계획을 작성해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 관리업체들은 내년부터 감축의무 이행에 들어가게 된다.
지난 7월 확정한 부문별·업종별·연도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기준으로 내년에 할당된 1.6%의 감축량을 목표관리 대상 업체들에 구체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목표 설정 작업이 한창이다.
◇시행까지 불과 4개월, 풀어야 할 문제 산적=개별 목표설정에 들어간 관리업체들은 감축목표는 곧 비용지출이라는 공식이 성립되기 때문에, 절대 감내할 수 없는 목표를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한다.
관리업체별 감축목표 설정에서는 정부가 일방적인 할당을 지양하고 이행가능성을 적절하게 고려해주지 않으면 제도 추진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업체별 감축목표는 기존 시설 기준배출량, 예상 성장률, 신·증설 시설 배출량, 업종별 감축계수 등을 적용해 설정한다. 그런데 업체별 감축목표 설정에서 정부가 업종계수를 해당 업체들에 일괄 적용하는 것에 대해 산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업종별 목표설정에서 전기·전자, 섬유·가죽, 유리·요업 등 일부 다른 업종을 같이 묶어놓은 것도 문제인데, 관리업체 배출전망치와 업종별 배출허용량을 연계하는 계수인 ‘감축계수’를 일괄 적용하면 각 업체별 특성이 반영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같은 업종이라 해도 특성이 다른 업체들이 포함될 수 있고 온실가스 배출 및 에너지 사용 행태가 천차만별인데 일률적인 감축계수 적용은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일부 관리업체들은 예상 성장률과 신·증설 시설 배출량을 목표설정에 포함하는 것에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관리업체 대부분이 9월까지 다음해 신·증설 계획을 확정짓지 못한다. 반도체처럼 시장이 유동적인 업계는 6개월 단위로 투자계획을 수립하는데 어떻게 이를 목표관리제 일정에 맞출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성공하면 녹색성장 모범국가 자리매김 일등공신=가장 많은 관리업체가 소속된 지식경제부는 비상이 걸렸다. 9월 초 정부의 관리업체별 감축목표(안)이 도출되면 한 달 내로 관리업체들과 이행가능성 등을 고려해 협의하고 확정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관리업체들과 직접 협의에 나설 에너지관리공단 전문가들은 요즘 목표관리제 특별 교육까지 받고 있다. 제도 시행 첫 해인만큼 관리업체들이 예상하지 못한 애로사항을 표출하거나, 제도적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으니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협의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목표관리제의 성공적 시행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60%가 넘는 대규모 배출업체들을 직접 관리함으로써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목표관리제 시행을 통해 온실가스·에너지 의무보고와 제3자 검증체계를 마련하고, 관리업체들은 국제적 수준의 산정·보고·검증(MRV) 체계를 확보할 수 있다. 목표관리제 이행을 통해 2015년 도입 예정인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시행에 필요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정부는 지난 7월 확정한 감축목표 로드맵에서 감축목표 달성 노력에 따라 국가 전체 배출량은 2014년에 최고치에 도달하고, 이후 2015년부터는 배출량이 감소하기 시작해 경제성장과 온실가스 배출의 탈동조화(Decoupling)를 실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목표관리제 등 감축활동을 통해 대한민국이 신흥 경제국 중 최초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소세로 전환할 경우 ‘녹색성장 모범국가’로 국제사회에 자리매김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진정성 있는 온실가스 감축 노력은 목표관리제를 통해 이미 시작됐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