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주파수 경매 입찰유예를 신청했다. 재개 여부와 대응 전략을 검토한 결과를 오늘 밝힌다. 쉬어간 김에 주파수 경매제가 과연 최선의 정책 수단인지 점검할 만하다.
이 제도에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입찰가가 벌써 두 배를 훌쩍 넘었다. KT가 재개하자마자 곧바로 1조원 돌파다. 낙찰자가 비싼 대가를 치르는 ‘승자의 저주’와 소비자 통신비 상승 우려도 나왔다. 우리는 이 제도 뒤에 숨은 정부의 ‘정책 의지 부재‘를 더 큰 문제라고 본다.
디지털이동전화, PCS, IMT-2000, 와이브로까지 우리나라에서 주파수 할당은 곧 신규 서비스 정책이었다. 정부가 맨 앞에 서 논란이 없지 않았으나 결국 성공시켰다. 경매제는 정부가 앞으로 이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투명한 사업자 선정이라는 취지는 좋다. 심사 할당 때마다 얼마나 로비와 특혜 시비에 시달렸는가. 정작 주파수 정책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빠졌다. 신규 서비스를 통한 관련 산업 활성화와 국민 편익 증대다.
주파수 활용은 국가 경쟁력이다. 이 때문에 세계는 주파수 확보 경쟁을 벌인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오늘 부산 아시아전파통신회의에서 국제공용 이동통신 주파수 추가 발굴을 제의한다. 지난달엔 이통통신 주파수를 2배 이상 늘리는 ‘모바일 광개토 플랜’을 내놓았다. 그런데 확보한 주파수로 어떤 서비스와 산업을 창출할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할당받은 사업자가 주파수만 확보한 채 투자를 하지 않기도 한다. 이 때 투자를 강제해야 하는데 경매제엔 그 근거가 없다. 경매 참여 자격에 투자를 연계할 일이다. 거꾸로 선의의 사업자에게 퇴로를 여는 주파수 거래제도 추진할 만하다. 이런 보완책도 경매제 최소화나 폐지보다 나을 것 같지 않다. 경매제로 얻는 게 너무 적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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