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교육지원 캠페인 7년의 발자취] 박치동 홍은중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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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은 명실상부 우리나라 정보기술(IT) 신문의 원조다. 전문계 고등학교에서 컴퓨터와 전문교과를 가르치던 1990년대에 나는 전자신문이 IT 및 첨단 테크놀로지에 대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어 수업에 큰 도움을 주었기에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다. 교사는 늘 새로운 것을 공부하고 연구해 학생들에게 미래에 대한 꿈과 비전을 심어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자신문에는 내 생각에 딱 맞는 기사가 즐비했다. 당시 전자신문을 구독하진 못했으나, 지하철 등 가판에서 기회가 될 때마다 즐겨 샀던 기억이 난다.

 나는 2004년 9월 정든 교단을 떠나 교육전문직으로 첫발을 딛고 교육연구정보원에서 근무하다가, 2006년 3월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정보화팀(현재는 u러닝지원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전자신문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인연의 시작은 ‘이공계 교육 활성화를 위한 전자신문 무료 구독 지원 사업’이었다. 전자신문에 좋은 인상을 갖고 있던 나는 학교에서 신문활용수업(NIE)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전자신문을 무료 지원하는 사업이 전개된다는 얘기에 크게 기뻤다. 교사 시절 따로 구독하지는 못하면서도 전자신문을 수업에 활용하기 위해 가판대를 기웃거렸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서울시교육청 교육정보화팀에서 일할 땐 학교 교사가 전화를 해 “전자신문을 무료로 보내준다는 공문을 받았는데, 전자신문은 이메일로 보내주는 신문이냐”며 “원하면 어떤 신문이라도 보내주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전자신문은 종이 신문”이라며 “첨단 IT와 관련된 기사가 많아서 수업자료로 활용하면 좋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무료 구독 지원 사업 첫해인 2005년에는 초·중·고등학교에 모두 배포했다. 무료로 배포되기 때문인지 몰라도 전자신문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다음 해부터는 지원 대상 학교를 선정해 제공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절실하게 원하는 고등학교(과학고등학교, 전문계고등학교 등)를 위주로 하자 활용성이 현저히 좋아졌다.

 전자신문이 배달되지 않은 학교의 교사가 교육청에 전화를 해 ‘보내 준다고 했으면 차질 없이 보내줘야지 이러면 어떡하냐’고 따진 일도 있었다. 조사 결과 배달 착오로 판명됐다. 민원을 해결하고 나서 ‘하루라도 전자신문을 받지 않으면 궁금하고 학생지도에 어려움을 겪는 선생님이 생겼구나. 드디어 전자신문 무료 구독 지원 사업이 뿌리를 내렸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비록 항의 전화는 받았지만 뒷맛은 매우 개운했다.

 전자신문과 두 번째 인연은 ‘이공계 교육 지원 장학생 선발 사업’이었다. 많은 학생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좋은 일을 한다는 생각에 힘든 줄 모르고 일했다. 지난해에는 전자신문의 장학생 선발·추천 요청에 따라 자체 선발기준을 세워 학생을 선발했는데 동점자가 생겼다. 당시 이 일을 담당하던 장학사가 안타까운 마음에 전자신문에 전화를 했다. 전자신문은 내부 회의를 한 후 모두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며 추천해 달라고 했다. 이 소식을 내게 전하던 그 장학사의 목소리는 보람으로 가득했다. 기계적인 장치만 다루는 딱딱한 느낌이었던 전자신문이 내겐 정이 넘치는 넉넉하고 멋진 신문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또 다른 일화도 있다. 당시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과정정책과에는 5개의 팀이 있었다. 우리 교육정보화팀도 그중 하나였는데 팀장인 이상천 장학관은 적어도 우리 교육정보화팀은 전자신문을 반드시 구독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 팀원 모두는 좋은 생각이라고 보고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러나 예산 부족 때문에 전자신문을 보려면 다른 신문의 구독을 끊어야 했다. 교육정보화팀은 일반 신문을 보지 못하는 것을 감수하면서 전자신문만 구독했다. 그만큼 우리에겐 전자신문에 대한 애착과 신뢰가 컸다.

 우리나라는 강대국의 요건이라고 보통 일컬어지는 지하자원, 영토, 무기, 식량 등이 모두 흡족하지 못하다. 현재 대한민국을 일군 원동력은 ‘교육’의 힘이다. 앞으로 세대는 문화, 콘텐츠, 과학, IT가 지배하는 세상을 살게 될 것이다. 이제 학생들에게 이공계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애착을 갖도록 지도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자 당면과제다.

 그런 면에서 전자신문이 교육정보화를 위해 쏟은 그간의 노력은 미래를 내다 본 뜻 깊은 사업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일선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한 사람으로서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앞으로도 전자신문이 이처럼 의미 있는 좋은 사업을 더욱 확대 추진해,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역할을 계속해주길 바란다.

 박치동 홍은중학교 교감 pczone@sen.go.kr

 

 ◆약력=박치동 교감은 공주사대, 한국외국어대 대학원 석사, 숭실대 대학원 평생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등학교 교사, 서울특별시교육연구정보원 교육연구사, 서울특별시교육청 장학사, 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권 위원 등을 거쳐 지난 3월부터 홍은중학교 교감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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