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야당이 MB정부 정보통신기술(ICT) 정책과 조직에 대한 혁신을 요구, 한동안 잠잠했던 IT컨트롤타워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랐다.
MB정부의 ‘뉴IT’ 정책에 대한 문제점과 새로운 IT 정책 발굴 및 조직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진행 중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신임원장 선임 작업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뉴IT정책 실패론 부상=18일 민주당은 우리나라 IT산업의 날개 없는 추락이 세계적인 흐름에 무지했던 현 정부의 ‘뉴IT정책’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기존 산업에 IT를 접목시켜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뉴IT 정책이 정보통신부 중심의 IT정책을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으로 각각 분산시켜 총체적인 정책 부재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중요한 역할을 맡은 방통위가 IT산업보다는 방송분야에 치우치면서 불균형을 야기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교과부가 과학기술보다는 교육에만 치우친 것과 같은 이치다.
박영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IT업계 추락을 막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정보통신 및 방송통신의 융합 컨트롤 타워를 재정립하는 것”이라며 IT컨트롤타워 재편을 강력히 주장했다.
이용경 창조한국당 원내대표도 앞서 17일 논평을 통해 “급변하는 IT산업 환경에서 정책당국의 바람직한 역할이 필요하다”며 IT 관련 정부 조직개편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 정보통신정책 연구의 브레인 역할을 수행하는 KISDI 신임원장 선임도 이러한 점에 입각해 측근인사가 아닌 적임자를 발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IT정책 재검토 요구 줄 이을 듯=IT업계 관계자들은 민주당 발표가 차기 IT조직 개편 논의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 대선까지 1년 이상 남았지만 현재의 논의가 내년 이후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지며 IT조직 개편 작업을 앞당길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실제로 민주당은 이날 발표에 이어 융합산업 발전 등을 주제로 2차, 3차 추가 IT정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민주당은 벤처업계 최고경영자(CEO) 등을 역임한 문용식 유비쿼터스위원장 등을 중심으로 IT컨트롤타워 재정립을 포함해 국내 IT산업 발전 방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안정상 민주당 문화체육관광방송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현 정부의 IT정책 문제점에 대해 연구하고 분석하여 미래를 위한 발전방안을 만들고 있다”며 “조만간 추가 발표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정책 충돌 불가피=야당이 MB정부의 IT 조직과 정책에 대해 다양한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향후 청와대와 한나라당과 치열한 논리싸움과 정책 공방이 예상된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융합 시대에는 옛 정보통신부 같은 거대 단일 컨트롤타워가 아닌 분산된 형태의 조직을 통해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아직도 견지하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IT시장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바뀌고, 하루가 다르게 융합서비스와 상품이 선보이는 상황에서 거대 단일 컨트롤타워로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분산된 조직이 오히려 IT시장 환경 변화에 빠르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