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 폭탄(EMP) 방어시설 검증체계 마련한다

 북한이 신종 첨단무기인 ‘전자기파(EMP) 폭탄’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우리나라에도 EMP 방어 시설 이상 유무를 파악하는 시스템이 처음 구축된다. 시설이 구축되면 국가 주요통신망 및 데이터 센터, 전력시설 등 각종 첨단 시설에 대한 전자기파 폭탄 공격의 사전 점검 및 보완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원장 조기성·KTR)은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으로부터 18~19일 양일에 걸쳐 EMP 차폐 설비 관련 시험 인증 시스템의 현장 실사를 받는다고 16일 밝혔다. KTR는 현장 실사를 통과하면 통신 분야 등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EMP 차폐 설비의 시험 인증 사업을 시작한다. 향후 EMP 관련 연구개발(R&D)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통신망·전력망 등 국가 기간 시설을 한순간에 무력화하는 EMP 공격에 대비해 방어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실제 공격 시 효과적으로 방어하는지의 검증 체계가 없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 EMP 폭탄 방어 시설의 시험 인증 체계가 마련되면 우리나라는 ‘미래전쟁 핵심무기’ 위협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KTR EMP 차폐 설비 시험 인증 시설은 철판으로 사면이 막힌 큰 녹음실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컴퓨터나 전자장치를 전도특성을 지닌 금속도체 판으로 완전히 밀봉한 뒤 지면 위에 두면 고출력 EMP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KTR는 여기서 해당 차폐장치가 EMP를 완전히 차단하는지를 검사한다.

 KTR 관계자는 “선진국들이 EMP 방어 장비 및 시험인증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며 “시험인증 체계를 갖춘 것은 국익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EMP는 전자기펄스를 발생시켜 사람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고 상대 전자 장비를 무력화하는 신종무기다. EMP가 폭발하면 TV·자동차·컴퓨터·휴대폰 등 반도체로 작동하는 모든 제품이 망가진다. 수십미터 땅속에 철근 콘크리트로 만든 벙커도 EMP가 내뿜는 강력한 에너지가 환기 통로나 안테나를 거쳐 벙커로 흘러들어가 통신장비 등 전자회로를 모두 녹여버린다.

 

 <용어설명>EMP(Electro Magnetic Pulse)란

 전자파 폭탄. 핵무기에서 발생하는 전자기기에 과전류를 일으켜 기기를 영구적으로 파손시키는 파동을 말한다. 이러한 성능으로 군사 및 금융시설에서 전자제품까지 모든 기기를 사용 불가능하게 만든다. 비살상 무기지만 그 이상 효과로 21세기 첨단무기 시대를 이끌며 관심을 받고 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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