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달 중에 20나노급 D램반도체 양산에 돌입한다. PC용 D램 가격이 최근 폭락하면서 세계 메모리 업계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번 20나노급 진입으로 수익성 담보는 물론 후발기업과의 격차를 더 벌일 수 있게 됐다.
15일 삼성전자는 최근 20나노급 D램 개발을 완료, 이달 중에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상반기에 20나노급 전환을 위한 개발을 마쳤으며 최근 샘플테스트까지 완료했다”며 “이미 양산을 위한 모든 준비를 완료하고 발표 시점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6개월간 20나노급 생산 수율을 높이기 위한 작업에 매진해왔으며 최근 수율이 60%대를 넘어서면서 본격 양산에 들어가게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연말께 20나노급 양산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돌입으로 예정보다 약 3개월 이상 앞당긴 셈이다.
이달 들어 일본 엘피다가 20나노(25나노)급 제품을 생산했다고 발표했으나 아직 샘플 수준이고 국내 업체 기준과 비교할 때 30나노급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는 현재 30나노급 비중을 확대하면서 연말께 20나노급 제품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개발 이후 양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이번 양산은 경쟁업체에 비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가량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30나노급에서 20나노급으로 전환하면 생산량이 통상 60%가량 늘어난다. 동일한 생산 비용을 들여 제품을 3분의 2가량 더 많이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생산원가가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최근 D램 가격이 0.61달러로 떨어진 상태에서 미세공정 전환이 뒤늦은 대만과 일본 기업들은 생산원가는 1달러 이상이어서 만들수록 손해를 보게 된다.
대만 기업들이 최근 감산에 들어간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20나노 양산 돌입으로 D램 가격 하락에도 버틸 수 있는 여력을 갖추게 됐다.
한 반도체 전문가는 “D램 가격 하락폭이 커지면서 대만 기업에 이어 엘피다도 감산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며 “미세공정 전환이 앞선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황 악화가 오히려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