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이후 증권가에서 자취를 감췄던 메인프레임이 귀환했다. 글로벌 시장연계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삼성증권이 IBM 메인프레임을 도입키로 했다. 한국IBM은 2005년 이후 BC카드와 현대스위스저축은행에 이어 세 번째 신규 고객사를 확보했다.
15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최근 한국IBM과 메인프레임 ‘z엔터프라이즈’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차세대 개발업무를 위해 IBM 메인프레임 환경에 유닉스-C, PROC 기술을 가진 증권 경험 개발자를 모집하기도 했다.
삼성증권은 올초부터 메인프레임 도입을 다방면으로 고려했으며 심사숙고 끝에 도입을 결정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유닉스 시스템을 메인프레임 환경으로 전환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사례도 드물다.
삼성증권이 업무별 목표 처리시간, 총소유비용(TCO) 등을 유닉스 시스템과 비교한 결과, 만족스러운 시험결과를 얻었다는 후문이다. 메인프레임 강점은 고도의 보안성과 안정성, 통합환경 구현이다. 글로벌 시장연계시스템을 통해 해외거래체결시스템과 트레이딩시스템을 연결할 계획인 삼성증권 입장에선 안정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삼성증권이 도입하는 IBM ‘z엔터프라이즈’는 파워7(유닉스)과 시스템x(x86) 서버의 워크로드를 하나의 가상 시스템으로 통합 관리하고 리소스를 공유하는 아키텍처로 설계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증권 메인프레임 도입이 다른 증권사엔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다운사이징을 통해 유닉스서버가 검증됐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한국IBM은 증권사에 대형 고객사를 확보함으로써 국내 시장에서 메인프레임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 1~2년 사이 IBM의 실적 개선에 메인프레임은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IBM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지난 2분기에도 메인프레임은 전체 시스템 매출의 세 배 이상인 60% 성장률을 기록하며 일등 공신이 됐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