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옵션ㆍ풋ELW `로또`…인버스ㆍ금 ETF도 `방긋`
주가가 연일 급락해 수많은 투자자가 공포에 휩싸였지만, 표정 관리에 바쁜 사람들도 있다.
주식시장 하락에 베팅하는 금융상품 등에 가입했다가 최근 주가가 폭락하자 고수익을 챙긴 투자자들이다.
이달 초만 해도 2,170선에 있던 코스피가 9일 1,800선대로 수직 낙하한 것이 이들에게는 오히려 호기였다. 지수가 급락할수록, 장중 변동폭이 커질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는 상품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인버스ㆍ금 ETF 수익률 `쑥쑥`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는 미국발 포화로 쑥대밭이 된 금융시장에서 이례적으로 꽃을 활짝 피웠다. 인버스ETF는 코스피와 거꾸로 움직이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지수가 떨어질수록 수익률은 높아진다.
9일 TIGER 인버스는 3.98% 올랐다. 코스피가 급락하기 직전인 지난 1일 종가보다는 무려 17.73% 급등했다. 같은 기간 KOSEF인버스, KODEX인버스도 17.60%, 17.21% 상승했다.
코스피지수가 폭락한 지난 엿새간의 `패닉장`에서 17%대 수익률은 놀라운 성과다. 유가증권시장 993종목 중 5개 종목만이 인버스 ETF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조차도 이상급등 우선주나 단기수익률 게임이 진행된 주식뿐이었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커지면서 금에 투자하는 ETF 상품의 수익률도 높아졌다. 지난 엿새간 HIT골드는 12.84%, KODEX골드선물(H)은 8.09%, TIGER금은선물은 7.38% 상승했다.
◇ 풋옵션ㆍ풋ELW는 `대박`
풋옵션 투자자들은 요즘 로또 당첨에 비유될 정도의 고수익을 올렸다.
행사가가 250인 코스피200풋옵션 8월 물은 9일 장중 32.40(324만원)까지 올라갔다. 시장이 급락하기 직전인 1일 종가 0.03(3천원)에 해당 풋옵션을 매수해 이날 장중 고점에서 팔았다면 엿새 만에 1천80배의 수익을 거두게 된다.
KOSPI200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풋ELW도 급락장에서 수백배씩 급등했다. 1일 종가가 10원이었던 노무라1448KOSPI200풋은 9일 2천225원로 올라 22,150% 급등했다. 씨티1513KOSPI200풋도 5원에서 955원으로 상승해 19,000% 급등했다.
개별종목 주가의 하락을 예상하고 투자하는 풋ELW의 수익률도 높았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내려갈 것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우리1028삼성전자풋은 1,750%의 수익률을 올렸고, 우리금융 주가 전망이 안 좋을수록 유리한 현대1281우리금융풋은 1,200.0% 상승했다.
하지만 추격 매수는 조심하는 것이 좋다. IBK투자증권 김현준 연구원은 "지금 모두가 지수의 추가 하락을 예상하고 있어 풋옵션, 풋ELW가격이 매우 비싸졌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들어가면 굉장히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