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신용강등 쇼크]기업 비상 경영 고려, -"투자계획은 차질없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금융시장이 붕괴 조짐을 보이자 기업들이 2008년 말 미국발 국제 금융위기 재연을 우려하면서 비상 경영 국면으로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증시는 9일 장중 한때 1700선이 무너지는 충격에 휩싸였으나 하락폭을 줄이며 간신히 1800선에 턱걸이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은 긴박하게 돌아가는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투자 연기도 점쳐지고 있지만 기업들은 예정대로 집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올해 23조원에 달하는 설비투자 계획을 세웠던 삼성전자는 변경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아직 실물경제까지 영향이 내려오지 않았다는 게 그 배경이다. LG전자 역시 4조8000억원의 연초 투자계획을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하지만 상황 장기화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연초에 예상했던 경기와 달리 유럽을 시작으로 미국도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기업도 대응을 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상황이 더 악화되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9일 증시는 삼성전자 등 간판주가 흔들리면서 전체 증시도 패닉상태를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64% 떨어진 1801.35로 마감했다. 오전 한때 1700선마저 힘없이 무너지며 1684까지 밀려났던 코스피는 후반으로 갈수록 지수를 회복하며 만회에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1조원이 넘는 순매도 이탈을 보인 탓에 지수는 1800선에 턱걸이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는 실물경기로 번져 한국경제가 유탄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아직은 실물 지표보다 금융 지표가 더 충격을 받는 양상이지만 장기적으로 실물경제로 이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경제 성장 회복세 지연이 불가피해 무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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