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관심은 과거보다는 미래를 지향한다. 지금까지 어떠했는가 보다는 앞으로 어찌 될 것인지에 더 촉각을 세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앞으로 나타날 것을 예상하는 경우는 많다. 물가·환율·예상 등 다양한 전망이 가능하다. 무게감이 느껴지는 예언이란 것도 있다. 휴가철에다 기습 폭우가 많아지면서 일기예보도 최근 중요 관심사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에도 격이 있다. 우선 일기예보는 기상청 발표가 실제 날씨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이번 주말 태풍이 올라와 많은 비가 올 것이다’라는 예보가 나와도 이는 데이터와 정보를 근거로 기상상황을 예상한 것뿐이다. 실제 날씨는 예상과는 별개로 움직인다. 체육대회를 앞두고 모든 직원들이 ‘맑은 날이 예상된다’고 떠들어 봐야 실제 날씨는 이를 반영하지 않는 것이다.
반면, 경영진의 실적 전망이나 애널리스트의 기업가치 추정, 정부의 물가와 수출 전망 등은 추정 자체가 실물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다.
정부가 ‘하반기 집 값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히면 이는 건설사와 부동산업자, 잠재적 구매의향자는 물론 투기세력에게까지 정보가 된다. 일종의 ‘시장 가이드라인’이 되는 것이다. 정부가 외환시장에서 많이 쓰는 ‘구두개입’ 역시 이런 특성을 활용해 내놓는 조치다.
기업 실적 전망도 비슷하다. CEO가 ‘상반기까지는 부진했지만 하반기 특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면 이는 단순한 예상이 아니다. 시장상황과 회사 의지까지 반영한 것이다.
최근 만난 한 대기업 사업부장(사장)은 “터무니없는 목표치를 제시했다가 실제 성과가 미흡하면 시장상황이 어려웠다는 변명으로 넘기는 일이 업계에 비일비재하다”고 꼬집었다.
시장이나 기업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전망 발표는 신중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주목하는 고위 공직자나 주요 기업 경영진이라면 더욱 그렇다.
희망사항과 예상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내부 목표는 좀 공격적으로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외부에 공표될 전망이나 예상은 반드시 그 근거와 실현 가능성이 담보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는 정보를 주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혼돈만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김승규 가전유통팀장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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