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1000억 벤처기업의 `희망 메시지`

Photo Image

 창업한지 12년만에 연 매출이 1조4000억원을 넘긴 디에스라는 기업이 있다. 또 매출의 절반 가량을 기술개발에 투자, 신약개발 성공으로 의약·바이오 분야의 떠오르는 샛별로 통하는 셀트리온이라는 기업도 있다.

 이들 기업은 모두 벤처로 출발해 매출액 1000억원을 넘겨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7월 7일 지구의 반대편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라는 소식이 들려올 때 서울에서는 매출 1000억원 클럽에 가입한 벤처기업들을 격려하고 더 힘찬 도약을 다짐하는 행사가 열려 그 기쁨을 더했다.

 올해 벤처 1000억 기업은 모두 315개로 작년보다 73개가 늘었고, 조사가 시작된 2005년과 비교하면 무려 5배나 증가했다. 업종도 IT와 제조업은 물론이고 지식서비스업과 녹색기술 분야까지 고르게 분포돼 있다. 창업한지 불과 5년도 안된 기업도 38개나 되는 등 우리 벤처 생태계의 다양성과 역동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

 벤처 1000억 기업들은 일반 중소기업이나 대기업과 비교할 때 매출액 증가율과 영업 이익률이 훨씬 높은데다 고용 증가율은 중소기업의 3배, 대기업의 6배나 돼 세계 경제의 커다란 고민거리인 ‘고용 없는 경제성장’을 해소하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우리경제의 허리를 받쳐주는 대들보 역할을 하고, 수많은 창업·벤처기업들의 성공모델이 된다는 점에서 일자리 창출 못지않게 크게 기여를 하고 있다.

 벤처 1000억 기업들의 주요 성공요인은 끊임없는 기술개발로 세계 일류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글로벌 시장에 과감하게 도전했던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실제로 벤처 1000억 기업의 매출액 대비 기술개발 투자 비율은 대기업의 2배, 중소기업의 4배에 가깝다. 특히 매출액 증가율이 3년 연속 20% 이상을 기록한 ‘슈퍼가젤형’ 기업의 경우는 그 비율이 더욱 높다.

 1000억 벤처기업 중 78%가 해외로 진출해 보다 넓은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창업 시절부터 해외시장을 공략 대상으로 ‘본-글로벌’ 기업이 다수라는 것이다.

 벤처 1000억 기업을 꿈꾸는 예비 창업자와 창업기업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하지만 매출 1000억원을 넘겼어도 세계 무대에서는 여전히 자그마한 기업에 불과하다. 작은 성공에 안주하지 않는 도전과 열정으로 지속적인 R&D 투자와 해외시장 개척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창의와 혁신의 내재화, 우수인재 양성 등에도 더욱 힘써 주기를 당부한다.

 벤처 생태계의 발전을 이끄는 큰 형님 역할도 주문하고 싶다. 초보 벤처에 기업가 정신을 심어주고 엔젤 투자자로서 될 성 부른 떡잎을 골라 투자하는 방법, 다른 초보 벤처와 손을 맞잡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등의 다양한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데 힘을 보태길 기대해본다.

 정부 역시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새로운 유형의 성장모델을 제시하는 1000억 벤처기업들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건강한 벤처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10년 전에 우리나라에서 김연아 같은 피겨 여왕이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상상을 현실로 만든 김연아처럼 머지않아 1000억 벤처기업이 500개, 1000개로 늘어나 세계를 호령하는 글로벌 스타기업이 탄생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김동선 중소기업청장 xiwang@smba.g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