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학연구위원회 과학자들이 최근 발표한 자료를 통해 "일시적으로 살을 빼는 것은 가능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예전 몸무게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해 국내외 네티즌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살은 뺀다기 보다는 평생 동안 더 찌지 않도록 관리하는 만성 질병에 가까운 셈이다.
영국 의학연구위원회는 지난 24일 1946년에 태어난 남녀 5362명과 1958년에 태어난 남녀 2만 명 등 2만5362명을 대상으로 벌인 국민건강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매년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영국인 1200만 명 중 10%도 채 되지 않은 사람들만이 체중 감량에 성공하고, 그 중 대다수가 1년 안에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에 따라 체중이 늘어나는 패턴도 달랐다. 남성은 꾸준히 살이 찌고, 여성은 30~40대 때 체중이 확 불어나는 경향이 많았다.
의학연구위원회는 자료에서 "실험 참가자의 몸무게와 혈압을 오랜 기간에 걸쳐 추적한 결과 이러한 결론을 얻었다"며 "일단 과체중이 되면 몸무게는 계속 늘게 돼 있고 옛날 체중으로 돌아가는 일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는 인간의 몸이 진화 과정을 통해 몸무게가 늘어나는 것이 줄어드는 것보다 좋은 것으로 인식하게끔 돼 있기 때문.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이러한 인간 신체의 변화를 거스르는 것으로, 더욱 더 예전 몸무게로 돌아가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다만, 과학자들은 다이어트나 운동이 건강을 유지하고, 혈압을 낮추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의미없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다이어트가 의미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과체중을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연구 총 책임자 레베카 하디 박사는 "한번 살찐 사람들은 계속해서 체중이 늘었고, 체중이 감소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과체중 예방 정책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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