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전자의 모범적인 중기협력 바란다

 삼성전자가 중소기업 기술개발에 쓸 1000억원을 대중소기업협력재단에 출연한다. 핵심 부품과 설비를 국산화하거나 차세대 통신기술과 친환경 소재를 개발할 중소기업을 찾는 게 목표다. 개발 성과는 삼성전자와 중소기업이 공유한다. 지원 대상을 기존 협력회사로 제한하지 않고 공개 모집하기로 해 더욱 시선을 모았다.

 삼성전자의 중소기업을 위한 현금 무상지원은 지난해 말 정부가 마련한 ‘동반성장 투자재원 출연세액공제제도’를 이용한 첫 사례다. 다른 대기업의 출연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출연금의 7%를 법인세에서 빼주니 적극 고려할 만할 것이다. 삼성전자처럼 개발 성과를 중소기업과 공유하는 체계를 확립한다면 꿩 먹고 알 먹기 아닌가.

 사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대기업은 정부, 여당의 ‘감세 배려’를 투자와 고용으로 보답하는 데 인색했다. 원화 약세 정책에 힘입어 수출 경쟁력이 높아졌음에도 투자·고용보다 실적 늘리기에 고착했다. 특히 일부 대기업은 경기변동으로 실적 달성에 부담을 줄 것 같을 때 부품·소재 협력업체의 납품단가를 끌어내려 보전하는 등 도덕적으로 해이한 모습까지 보였다.

 삼성전자는 이 모든 부정적 요소를 걷어 내고 모범적인 중기 상생협력체계를 선보이기 바란다. 지난해 순이익이 13조2365억원으로 2009년(6조145억원)보다 120%나 늘어난 데 걸맞은 상생협력과 투자·고용 노력을 전개해야 한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언급한 “협력사와의 공정한 거래문화 정착”은 늘 염두에 둘 일이다. 이건희 회장이 조직 내 나태와 부정에 격노한 것도 ‘공정한 거래문화 확립’과 맥이 닿는다.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것 같은 불공정 행위를 씻고 진실한 대·중소 동반성장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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