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SK텔레콤이 1.8㎓ 대역을 1순위로 확보한다는 내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 대응과 가격 변수 때문에 실제로 1.8㎓ 대역에 입찰할지 미지수지만 이미 LTE서비스를 제공 중인 저대역 800㎒ 주파수가 아닌 다른 카드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왜냐하면 비슷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KT가 맞불작전을 펼칠지, 우회 전략을 취할지 대응에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19일 SK텔레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회사는 두 주파수 대역을 놓고 치열한 내부 토론을 거쳐 1.8㎓ 주파수가 향후 비즈니스 전략상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매원칙상 공식화할 수는 없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미 결론이 내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다음달 800㎒, 1.8/2.1㎓ 주파수 입찰을 동시에 실시할 계획이다. 2.1㎓는 해당 대역을 보유한 SK텔레콤과 KT는 입찰 참여가 제한돼 두 회사는 800㎒ 10㎒폭(이하 양방향 기준)과 1.8㎓ 20㎒폭을 놓고 검토 작업을 벌여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새로운 주파수 대역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고민할 것 없는 것 아니냐”면서도 “경매 원칙이 있기 때문에 외부에 밝힐 수는 없다”고 말해 사실상 1.8㎓로 기울었음을 시사했다.
SK텔레콤은 현재 800㎒ 대역 30㎒폭을 갖고 있으며 이 중 20㎒폭은 기존 2G서비스에 10㎒폭은 1일부터 4G LTE 서비스용으로 사용 중이다. SK텔레콤은 1.8㎓ 주파수 역시 확보하면 LTE용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내부 분석결과 1.8㎓의 효용성을 높게 평가했으며 이는 예상 밖이라는 분석이다. 800㎒는 오늘의 SK텔레콤을 있게 한 원조 황금주파수인 데다 SK텔레콤이 추가로 대역을 확보할 경우 기존 대역과 연계한 광대역 주파수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800㎒과 1.8㎓ 두 대역으로 나눠 LTE서비스를 운용하면 투자비용과 관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로 여겨진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 내부 분위기 역시 두 대역에서 운용해도 문제될 것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20㎒폭을 추가로 확보해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SK텔레콤이 실제 입찰에서 1.8㎓ 확보에 얼마나 적극성을 보일지 속단하기 힘들다. 주파수 효용성 및 가치 분석결과와 실제 경매 대응전략은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SK텔레콤측은 내부적으로는 당연히 1.8㎓을 고른다는 방침이지만 경쟁사도 이 대역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아 대응전략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어느 쪽의 자금력이 우세할지 점치기도 힘든 상황이다.
SK텔레콤과 유사한 고민을 하고 있는 KT는 아직 두 대역 중 어떤 카드를 고를지 확정짓지 못했다. 연구분석 작업을 계속 중인 KT는 이르면 이번주 또는 다음주 중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KT가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1.8㎓를 선택하면 두 회사는 이 대역에서 가격경쟁을 펼치게 된다. 현재 주파수 최저경쟁가격은 800㎒ 2610억원, 1.8㎓와 2.1㎓ 대역은 각각 4455억원이다.
<주파수 경매 대상 대역> ※자료:방송통신위원회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