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7일 중소통신업계 최고경영자(CEO)와 가진 간담회에서 “능력을 갖춘 (제4이동통신) 사업자가 나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제4이동통신사업자 선정에 일관된 원칙을 재확인했다.
최 위원장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김춘호 원텔 사장, 김형진 세종텔레콤 회장, 박의숙 드림라인 사장, 이승환 다이얼커뮤니케이션즈 사장, 이통형 아이즈비전 회장, 장윤식 한국케이블텔레콤(KCT) 사장 등 중소 통신사업자 CEO 7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개최했다.
최 위원장이 중소 정보기술(IT)·콘텐츠·방송 사업자가 아닌 중소 통신사업자와 별도로 간담회를 마련한 것은 지난 1기와 현 2기 방통위 출범 이후 처음이다.
◇능력 갖춘 신규 사업자 환영=간담회 참석자들에 따르면 최 위원장은 “시장 경쟁을 활성화하는 것이 방통위의 원칙”이라며 “능력을 갖춘 사업자가 나오면 환영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일부 참석자가 KT·SK텔레콤·LG유플러스 이른바 ‘빅3’ 위주의 시장에서 새로운 변화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제4 이동통신사업자 탄생이 시급하다고 건의한데 따른 답이다.
최 위원장은 “할 수 있는 사업자가 나오면 당연히 정부는 승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심사에서 신규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한 것은 해당 기업이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일 뿐 제대로 된 사업자가 나오면 제4 이동통신사업자로 선정하겠다는 뜻이다.
◇통신 분야 상생협의체 구성=최 위원장은 통신 3사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소 통신사업자를 위해 “중소 통신사업자의 성장을 지원하고 사업자 간 상생협력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전반이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통신 분야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중소 통신사업자 성장방안을 협의하는 장을 마련할 방침이다. 대·중소사업자 간 갈등과 소모적 경쟁 해소방안을 모색하고 통신 3사의 중소 통신사업자 자금·기술 지원을 비롯한 상생협력 사업 확대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최근 시작된 MVNO 서비스의 조기 안착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도 다각도로 추진하기로 했다.
◇중소통신업계, 간담회 정례화 희망=간담회에 참석한 한 CEO는 “방통위가 메이저 사업자가 아닌 중소 사업자와 만나 다양한 얘기를 나누는 좋은 자리였다”며 “앞으로 이러한 자리가 지속적으로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 대표들은 그간 서운했던 것을 다 말하려는 듯 간담회에서 다양한 건의사안을 내놓았다. 드림라인, 세종텔레콤 등 전용회선사업자들은 통신 3사가 유무선 결합으로 지배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주요 사업자가 20%라도 중소 통신사업자의 회선을 사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MVNO에 관해서도 다양한 건의안이 쏟아졌다. 참석자들은 선불 MNVO에도 데이터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하고 전파사용료 납부도 일정기간 유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줄 것을 주문했다.
중소 통신사업자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접속료를 낮추고 인터넷전화사업자의 다양한 서비스를 위해 망 중립성 원칙을 지켜달라는 의견도 나왔다.
최 위원장은 “시장 경쟁 활성화가 국민에게 가장 큰 혜택인 만큼 새로 나온 MVNO서비스가 걸음마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앞서 이동통신사 계열사의 MVNO 시장 진입을 제한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답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