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반기 반도체 시황의 예상 기상도가 ‘안갯속’이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선두권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수장들은 상반기 동안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침체된 반도체 경기가 글로벌 경기 불안감과 수요 감소가 겹쳐져 하반기 반도체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는 이르면 지난 2분기, 늦어도 하반기에는 메모리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던 기존 입장을 수정한 것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DS사업총괄 사장과 권오철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지난 1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2011년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연구조합 임시총회’에서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시황의 ‘높은 불확실성’을 강조했다.
경기 패턴과 국제경제 환경 변화를 주요 이유로 꼽았다. 권오현 삼성전자 DS총괄 사장은 지난해까지 상반기는 저조하고 하반기에는 상승하는 ‘상저하고’ 현상이 일정하게 유지되던 반도체 경기 패턴이 올해는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권 사장은 “하반기부터 시장 개선을 예상했지만 미국과 유럽의 소비자 시장이 불안해 당초 기대처럼 하반기에 시장이 크게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상·하반기가 엇비슷(플랫)하게 갈 것 같다”고 말했다.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 역시 미국 경제의 느린 회복과 중국의 긴축재정, 일본 대지진, 중동 사태, 유럽발 재정위기 등 글로벌 문제들이 겹치면서 세계 거시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시장 불투명성에도 삼성전자·하이닉스 등은 올해 계획된 반도체 투자를 그대로 진행하고 미세공정 확대를 통해 후발기업과의 경쟁력 격차를 벌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권오현 사장은 “하반기에 20나노급 D램을 양산할 것”이라며 “하반기 끝은 아니고 커밍 순(곧)”이라고 말했다.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은 “2분기 고생해서 30나노 D램 수율을 개선했다”며 “하반기부터 의미 있는 양산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는 “반도체 경기 하락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지난해 말부터 실적 악화를 기록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 전반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본·미국·대만 기업과 비교할 때 미세공정에 앞서가는 국내 기업들이 상당한 격차를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4년 가까이 적자를 기록해 사실상 투자 여력을 상실한 일부 대만기업들은 사업매각 등 시장 철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