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드는 사람들]정인철 유비코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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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kr

  ‘테이크아웃, 케이블TV.’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다. 현실이다. 유선방송으로 불리는 케이블TV를 시간과 공간에 관계없이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 DMB처럼 휴대폰에서도 케이블 방송을 보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것도 100여 채널을 한꺼번에 스마트폰에 넣고 다닐 수 있다. 모바일TV로 불리는 DMB와 차원이 다르다.

 정인철 유비코드 대표(41)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채널과 제한된 매체로 TV를 본다는 인식 자체가 구시대적 사고”라며 “간단한 셋톱박스 하나로 휴대폰에서 케이블TV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비결은 유비코드가 자체 개발한 ‘컵TV’라는 제품에 있다. 이는 다른 단말기에서 받아볼 수 있도록 TV용 영상신호를 바꿔주는 신호변환용 셋톱박스다. TV에서 출력되는 영상과 음성을 인터넷 신호로 변환해 스마트폰이나 PC에서 실시간으로 전송해 준다. 정 대표는 “쉽게 말해 TV에서 나오는 화면과 소리를 스마트폰이나 PC로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장치”라고 말했다.

 설치 방법도 간단하다. 케이블TV 셋톱박스와 컵TV를 연결하면 그만이다. 설치 후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에 해당 프로그램이나 앱을 깔고 이를 클릭해 케이블TV를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 유비코드는 최근에 튜너 장착 제품을 내놔 지상파 방송도 직접 볼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PC와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TV를 시청하는 시간이 예전보다 크게 줄었습니다. 그럼에도 엔터테인먼트와 정보 전달은 여전히 TV 중심입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지상파 방송을 넘어 케이블·IPTV·위성TV 등으로 영역이 넓어졌고 콘텐츠도 크게 늘었습니다. TV는 곧 콘텐츠라는 등식이 가능합니다.”

 정 대표는 “단지 TV는 가정에서만 시청할 수 있다는 게 단점이었다”며 “컵TV는 안방에 고정돼 있던 TV를 모든 공간으로 옮긴 셈”이라고 설명했다.

  컵TV는 따지고 보면 스마트 시대를 겨냥한 아이디어 상품이다. 유비코드가 가진 진짜 경쟁력은 아이디어를 실현한 스트리밍 기술에 있다. 다양한 단말기로 영상을 변환해 주고 이를 스트리밍으로 끊기지 않게 해주는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가 시범서비스 중인 ‘슬링박스’가 컵TV와 비슷한 개념이다. 유비코드는 이 분야 세계적인 기술인 슬링박스와 견줄 정도로 기술력을 갖췄다.

  유비코드는 이미 5년 전부터 스트리밍 기술 확보에 나서 2008년 첫 제품을 내놨다. 이 제품은 글로벌 IT쇼인 ‘CES 2008’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시장 안팎에서 정식으로 검증을 받은 것이다. 정 대표는 지난해 유비코드를 새로 맡았다. 셋톱박스 전문업체인 셀런에서 출발한 정 대표는 유비코드 합류 전 삼보컴퓨터에서 신사업을 담당했다. 정 대표는 “제품은 휼륭한데 마케팅이 다소 소홀했다”며 “인지도를 넓히고 시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수출도 시작했다. ‘펀TV’라는 브랜드로 일본시장에 진출했다. 소프트뱅크에 주문자상표부착(OEM) 형태로 200만대가량을 공급한다. 모바일 케이블TV는 소비자에게 편리한 서비스지만 저작권 문제가 남아 있다. 개인이 제품을 구입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지만 케이블이나 위성사업자가 대량으로 보급하는 것은 콘텐츠제공업체(PP)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아직은 깔끔하게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정 대표는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보조자였던 소비자가 사실상 시장의 주인으로 떠올랐다”며 “안방에서만 TV를 본다는 선입관이 사라지면서 ‘테이크아웃 TV’ 시대가 머지않았다”고 힘 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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