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리스 1분기, 일부 기업 제외하고는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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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팹리스 기업들이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실적 개선이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다. 해외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해온 기업을 제외하고는 대표주자들의 부진도 지속됐다. 국내 LCD·휴대폰 시장에서의 팹리스 입지도 축소된 탓이다.

 17일 실리콘웍스·이엠엘에스아이·티엘아이·텔레칩스·아이앤씨테크놀로지·넥스트칩 등 국내 주요 팹리스 업체들의 1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이엠엘에스아이와 넥스트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을 거두거나 이익이 감소하는 등 부진이 이어졌다.

 가장 두각을 나타낸 기업은 이엠엘에스아이다. 이 회사는 1분기 230억원의 매출에 7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4배, 7배 가까이 증가했다. 중국과 대만에 휴대폰용 메모리 판매가 급증한데 따른 결과다. 현재 추이가 이어질 경우 이엠엘에스아이는 지난 2005년에 기록한 812억원의 매출도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넥스트칩은 지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6억원, 1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4%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27% 가량 증가했다. 1분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다. 주력품목인 카메라 신호처리 프로세서의 시장점유율 상승과 함께 국내 비디오 디코더의 매출 증가가 이어져 실적이 늘었다. 이 회사도 중국 시장에서 성과를 거뒀다. 실리콘화일도 중국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소폭상승했다. 매출 175억원에서 180억원으로 오르고, 흑자전환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을 제외한 상당수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소품종대량 생산으로 업계 형태가 바뀌어 버린 스마트폰 시장에서 다국적 기업들이 위세를 떨치면서 국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DMB 시장을 석권한 아이앤씨테크놀로지는 지난해 1분기 135억원에서 소폭 감소한 11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7억원에서 44억원으로 줄었다.

 텔레칩스는 4분기에 이어 적자를 지속했다. 이 회사는 매출 175억원, 영업 손실 11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스마트패드에 자사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채택되는 등 해외 매출은 증가했으나 국내 휴대폰 매출이 대폭감소한 탓이다. 휴대폰 관련 대표적인 팹리스로 불렸던 엠텍비젼은 매출이 122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LCD 관련 팹리스 기업들의 실적도 부진했다. 국내 최대 팹리스인 실리콘웍스는 전년보다 20%정도 늘어난 66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오히려 영업이익은 96억원에서 70억원으로 떨어졌다. 티엘아이는 매출이 전년에 비해 60억원 가까이 감소한 13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30억원 흑자에서 2억원 적자로 반전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팹리스 기업들의 주요 매출분야인 휴대폰은 스마트폰 붐으로 다국적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LCD 분야는 업황 자체가 부진해 팹리스기업들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M&A와 R&D 등을 통한 체질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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