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업원이 하도급법은 경쟁자 보호가 아닌 경쟁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유기업원(원장 김정호)은 5일 ‘하도급법 개정논의에 대한 비판적 검토’ 보고서에서 하도급법으로 수급업자 기회가 축소되고 오판비용은 결국 소비자 피해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구매자의 우월적 지위 남용행위를 규제할 경우 OECD 회원국 대부분이 소비자후생 또는 경쟁제한성에 기준을 두는데 반해 한국은 수급사업자 보호에 기준을 두고 과징금, 형벌, 징벌적 손해배상 등으로 강력히 규제한다고 설명했다.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의 자발적 계약은 이미 계약법상 통제를 받고 있음에도 한국과 일본만 하도급법을 통해 별도 규제를 한다는 주장이다.
국가가 사적 계약관계에 개입해 당사자를 규제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의 위법성을 국가가 입증해야 하지만 한국의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스스로 정당성을 입증하도록 해 법적 위험 대부분을 원사업자가 부담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신석훈 선임연구원은 “원사업자의 절차적 권리와 소비자 후생은 도외시한 채 규제의 실효성만을 강조한 행정편의주의적 법 운용”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최근 개정논의 중인 하도급법 중 논쟁이 되고 있는 △납품단가연동제 △중소기업협동조합에 단가조정 협의권 부여 △납품대금 부당감액에 대한 입증책임전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전속 고발권 폐지 등 5가지 문제점을 제기했다.
신석훈 선임연구원은 “과도한 법적 위험에 노출된 원사업자들은 자체생산을 늘리거나 외국사업자와 거래해 위험을 회피할 것”이라며 “지나친 원사업자 규제는 수급업자들의 거래기회 자체를 축소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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