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설비투자 대폭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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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통신 3사가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대신 통신망 고도화를 위한 설비투자를 작년 대비 20% 늘어난 7조200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 올해 통신 3사의 설비투자 규모가 마케팅 비용을 앞서는 역전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스마트폰·스마트패드 확산으로 인한 통화품질 저하 문제를 해소하는 미래 투자인 동시에 최근 불거진 통신요금 인하 논란을 정면 돌파하려는 움직임이다.

 3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은 올해 설비투자(CAPEX) 확대 방안을 확정했거나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올해 3사의 설비투자 규모는 지난해 5조9000억원에서 20% 이상 늘어난 7조2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여기에 6월께로 예정된 주파수 추가 할당에 따른 신규 설비투자를 감안하면 실제 투자액은 7조2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통신 3사 CEO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올해 마케팅 비용을 지난해 7조5000억원에서 1조원 이상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어 설비투자 규모가 마케팅 비용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SK텔레콤은 올해 설비투자액을 당초 계획 2조원보다 3000억원 많은 총 2조3000억원으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2조3000억원은 SK텔레콤 창사 이래 연간 최대 투자규모다.

 SK텔레콤은 증가분 3000억원을 3G(WCDMA)와 LTE 등 통신망 고도화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KT도 데이터 트래픽 폭증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투자액을 기존 3조2000억원에서 늘릴 방침이다. KT는 5~6월 사이 방송통신위원회 주파수 추가 할당 정책이 공표되는대로 신규 추가 투자계획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KT는 올해 와이브로, LTE 등 이동통신망 업그레이드에 1조4500억원(유무선 공통 투자 4000억원은 별도)을 투자할 에정이다.

 3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LG유플러스는 마케팅 비용은 줄이지만 설비투자는 기존 계획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성기섭 LG유플러스 전무는 “올해 마케팅 비용이 작년 대비 2000억원 이상 감소하지만 1조7000억원대 설비투자는 기존 계획대로 이뤄질 것”이라며 “2분기부터 LTE 투자가 본격적으로 집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스마트 단말기 확산 이후 대두된 통화품질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이다. 최근 방통위가 스마트폰 통화품질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사업자 사이에는 어느 때보다 품질에 대한 관심이 높다.

 3G망을 증설해 음성통화 품질을 개선하고, 한발 앞선 LTE 투자를 통해 데이터 서비스 품질을 개선할 계획이다.

 아울러 요금인하, 주파수 확보 등 통신업계의 최대 현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측면도 있다. 이달 정부 통신요금 태스크포스(TF) 운영결과가 공표될 예정인 가운데 ‘합당한 수익이 담보되면 적극적인 투자로 서비스 품질을 개선한다’는 통신업계 입장을 한발 앞서 선보인 셈이다.

 주파수 측면에서도 공격적인 투자계획을 공표해 추가 주파수 할당 당위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