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첩첩산중` 게임산업만 거꾸로 가나

 19세 미만으로 확대 적용된 ‘셧다운제’의 기습 발의로 국내 게임산업의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명텐도’와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외쳤던 정부 정책과 거꾸로 가는 강력한 규제 입법안에 게임산업은 충격과 혼란을 감추지 못했다.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이 국회의원 30명의 동의를 받아 이르면 28일 국회 본회의 발의를 준비 중인 청소년 보호법 개정안은 만 19세 미만의 청소년들의 심야 게임 이용을 금지하는 셧다운제를 골자로 하고 있다. 이는 지난주 국회 법사위를 통과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에서 한층 강화된 규제 법안으로, 모든 청소년의 심야 게임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게임업계는 사실상 모든 게임물을 청소년 유해매체로 규정하는 행위로 받아들이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강제적 셧다운제는 진단과 처방이 잘못된 법안”이라며 “셧다운제는 영화·음악·방송 등 문화산업 전반을 파고들어 창의성을 제약하는 문화 말살 정책이 될 것”이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무엇보다 전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규제 입법안이 통과되면 게임산업 전체는 청소년 보호법의 사정권에 놓이게 됐다. 청소년 보호법은 여성가족부 장관이 유해매체로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을 명시하며, 유해매체로 지정〃고시되면 정상적 영업활동이 불가능하다.

 시민단체도 잇따라 반발했다. 문화연대·인기협·무선인터넷협회에 이어 27일 경실련도 셧다운제의 국회 통과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내고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셧다운제 도입은 ‘인터넷 강국’이 아닌 ‘인터넷 규제 강국’이라는 오명을 쓸 일”이라고 깊이 우려했다.

 수정된 입법안 발의는 일 년여를 끌어온 부처 간 합의도 무력화시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는 온라인 게임 셧다운제의 이용 연령 및 적용 대상 문제로 이견을 보여왔다. 이로 인해 오픈마켓 확대를 위해 합의했던 모바일 게임 2년 유예같은 단서조항도 미지수가 됐다. 여성가족부도 당혹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김성벽 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과장은 “보도를 통해 사실을 알게 돼 수정된 법안 내용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며 “16세 미만 셧다운제라는 기존 입법안이 오랜 시간 동안 여러 기관의 협조로 이뤄진 만큼 부처 합의대로 통과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사업자가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완화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인터넷 이용자들의 혼란도 불가피해졌다. 개정된 청소년보호법에 따르면 사업자는 모든 이용자의 연령을 확인하는 의무와 책임을 지닌다. 연령 확인을 위해 주민등록번호를 일괄 수집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 정책에서도 대대적 수정이 필요하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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