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무라타와 벌인 MLCC 특허 소송 `완벽승리`

 삼성전기가 일본 전자부품업체인 무라타제작소와 벌인 특허 전쟁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22일(현지 시각) 무라타가 삼성전기에 제기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특허침해 소송에 대해 ‘무라타의 특허 자체가 무효’라고 최종 판결했다.

 지난 2009년 무라타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삼성전기가 자사의 MLCC 특허 4건을 침해했다며 수입금지요청과 함께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6월 무라타는 1건의 특허소송을 자진 철회했지만, 3건의 특허에 대해서는 소송을 강행했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 예비판결에서 미국 ITC는 삼성전기의 손을 들어줬고 지난 2월 2건에 대해 비침해로 조사 종결했다. 남은 1건에 대해서는 이번에 특허가 무효라고 판결내리면서 완벽하게 삼성전기의 손을 들어줬다. 무라타의 항소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법률에 따르면 ITC의 판결에 불복할 경우, 60일 이내에 미 연방법원에 항소할 수 있다. 미 연방법원의 최종판결은 3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무라타가 이 소송에서도 패소하게 되면 더 이상의 항소권을 행사할 수 없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불확실성이 해결됨에 따라 전자 기기 제조업체들이 삼성전기의 MLCC의 제품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IT 시장 외 전기차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데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의 눈>

 약 1년 6개월간 벌인 특허 전쟁에서 승리함에 따라 삼성전기는 더욱 공격적으로 세계 MLCC 시장을 공략할 수 있게 됐다. 무라타의 특허 제소로 삼성전기는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ITC 판결로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삼성전기는 IT 외 자동차 전장 등 새로운 시장에 더욱 공격적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내부적으로 오는 2013년 무라타를 제치고 세계 1위 MLCC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동일본 지진으로 상당수 기업이 삼성전기의 MLCC 제품 구매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그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 삼성전기는 또 IT 시장 외 자동차와 같은 신규 MLCC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허소송 초기만 해도 업계 전문가 대부분은 판결 전 협상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종 판결까지 가면 패소한 기업이 받을 타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을 감안, 삼성전기는 일본 내 네트워크를 통해 수차례 무라타에 협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무라타는 여러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했고, 이게 ‘자충수(自充手)’가 됐다.

  법무법인의 한 변리사는 “기존 판례에 비춰보면 크로스 라이선스를 맺는 선에서 해결하는 게 제일 무난한 해결책이었다”면서 “무라타가 원천기술 부문의 장점으로 삼성전기에 이길 수 있다고 오판한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무라타는 이제 삼성전기가 제기할 손해배상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고 덧붙였다.

  미 연방법원 최종판결이 변수로 남기는 했지만, 삼성전기는 최악의 경우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기는 패소할 사태를 대비해 지난 1년 6개월 동안 회피 기술을 개발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라타가 최종판결에서 승소해도 기존 특허 침해 제품의 수입 금지를 요청할 권한은 갖지만, 회피 기술을 적용한 제품에 대해서는 따로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

  한편 MLCC는 휴대폰과 액정표시장치(LCD) TV 등에 적용되는 정밀부품으로 원하지 않는 주파수 및 교류를 걸러내거나 전류를 저장했다가 IC 제품에 순간적인 전류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 스마트 패드 등의 스마트 기기에서 MLCC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지난해 시장은 전년 대비 37% 증가한 67억달러(7조4000억원)억원에서 올해는 7% 증가한 72억달러까지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고난도의 기술과 공정상의 어려움 때문에 삼성전기, 무라타, TDK 등 소수 기업만 MLCC를 생산하고 있다.

  무라타는 세계 MLCC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삼성전기는 최근 20%대로 뒤를 바짝 추격중이다. 삼성전기는 지난 2005년부터 소형 고용량 제품 출시에서 일본기업을 앞서기 시작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표> 삼성전기-무라타, 특허소송 진행과정

  - 2009.10.01 무라타, 美 ITC에 MLCC 특허 4건 침해소송 제소

  - 2010.06.17 무라타, 구조관련 특허 1건 소송 취하

  - 2010.12.22 삼성전기, 美 ITC의 예비판정에서 승소

  "제소된 특허 3건 모두에 대해 삼성전기가 특허

  침해했다는 무라타 주장이 입증되지 못했음"

  - 2011.02.23 美 ITC, 제소된 특허 3건중 2건은 예비 판결 결과를

  존중해 비침해로 조사를 종결하겠다고 밝힘

  - 2011.04.22 美 ITC, (低인덕턴스 MLCC) 1건 특허무효 최종 판결

 *자료 : 미국국제무역위원회(ITC)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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