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매출 83%, 영업이익 98%, 순익 95% 증가라는 경이로운 분기 실적을 내놨다. 애플이 1~3월 거둔 영업이익은 세계 최대 전자 업체인 삼성전자의 세 배에 달한다. 애플의 성장세가 무섭다.
◇애플, 더 앞서 가다=20일(현지시각) 발표된 애플의 올 1~3월 실적(애플 회계연도 기준 2분기)은 △매출 246억6700만달러 △영업이익 78억7400만달러 △순이익 59억8700만달러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각각 83%, 98%, 95% 증가한 수치다.
애플의 영업이익을 3월 말 환율로 계산하면 우리나라 돈으로 8조5000억원에 이른다. 삼성전자의 세 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잠정 실적은 매출 37조원, 영업이익 2조9000억원. 매출은 삼성전자가 많지만 영업이익은 애플이 월등하다.
애플은 지난해 처음 영업이익(23조원)에서 삼성전자(17조원)를 앞선 바 있다. 하지만 그 차이는 1.3배였다.
애플의 성장 속도가 그만큼 가파르다는 뜻으로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시장서 애플과 경쟁 중인 삼성전자로선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애플의 이번 분기 매출은 약 26조5000억원으로, 삼성전자(37조원)와 격차를 좁혀 나가고 있다. 애플이 올해 매출에서 삼성전자 턱밑까지 추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아이폰으로 뒤엎다=애플의 ‘어닝서프라이즈’에는 아이폰이 있었다. 아이폰은 작년 동기 대비 수량에서 113%, 매출 측면으로는 126% 증가해 전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애플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폰 매출은 122억9800만달러로 애플의 전체 매출(246억달러) 중 절반을 차지했다.
아이폰은 매출뿐 아니라 애플 수익에서도 핵심인 제품이다. 애플은 영업 비밀을 이유로 제품별 구체적인 이익률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아이폰은 무려 50~6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프 피다카로 서스퀴에하나 파이낸셜 그룹의 애널리스트는 “아이폰의 이익률은 아이팟보다 훨씬 높아 판매량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이폰 판매량이 애플 실적을 좌우한다는 이야기인데, 애플은 그간의 독점 공급 관행을 깨고 복수 이동통신사와 거래하며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애플 어디까지 갈까=애플은 다음 분기 매출을 230억달러로 제시했다. 보수적인 전망치를 내놓는 애플의 관행상 실제 매출은 더욱 상향될 수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회계연도 기준 3분기, 즉 4~6월에 238억달러 매출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절정은 그 다음 분기다. 계절적 비수기를 지나기 때문이다.
한편 팀 쿡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날 실적 발표장에서 삼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해 “삼성전자가 도를 넘었다고 생각해 법의 판단에 맡기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애플은 삼성의 최대 고객이고, 삼성은 우리의 매우 중요한 부품 공급업체”라며 “좋은 관계가 계속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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